[사설]해병대 캠프 상처 아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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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해병대 캠프 상처 아물지 않았다

  • 승인 2013-10-23 18:42
  • 신문게재 2013-10-24 17면
25일이면 지난 7월 18일 태안에서 발생한 해병대 캠프 참사 100일이 되는 날이다. 참사와 관련한 진상 규명과 함께 유가족에 대한 보상이 적절하게 진행돼야 하지만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마무리되는 것이 없는 모양새다.

특히 교육부를 비롯해 충남교육청 및 공주대 등이 공언했던 국가보상금과 위로금 지급 및 장학재단 설립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는 않고 있다는 것이다. 당시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참사가 발생한 다음날, 시신이 안치된 태안의료원을 찾아 ‘사건의 진위를 밝히고 책임을 묻겠다’며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결국 유가족들이 제시한 6가지의 요구사항은 받아들여졌으며 ‘교육부 장관을 대신해 공주대 총장이 확인함’이라는 문구가 적힌 합의서에 서만철 공주대 총장과 유가족 대표가 함께 서명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이 같은 약속들은 흐지부지돼 가고 있으며 지난 8월 교육부는 유가족들에게 당초 합의했던 위로금의 절반밖에 줄 수 없음을 통보했다. 교육부는 ‘합의서에 공주대 총장이 서명했지, 장관이 직접 한건 아니다’라고 발뺌하고 있는 실정이며 이에 대해 유가족들은 ‘보상문제는 교육부와 유가족 사이의 문제’임을 확언하고 있다.

게다가 학교 총동창회 측의 행동도 이상하기는 매한가지다. 재단설립을 위해 동문들이 1억원이 넘는 기금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부에서는 ‘아이들이 졸업도 하지 않았는데 무슨 동문이냐’는 말을 해 유가족들의 가슴을 아프게 만들었다.

유가족의 상당수는 아들을 잃은 슬픔을 극복하지 못한 채 ‘외상 후 스트레스’로 고통 받고 있는 실정이다. 장례식을 앞두고 교육부와 맺은 6가지 조항의 약속들이 다 마무리된다 해도 이들에게는 아들을 잃은 슬픔만 남을 뿐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국민 행복의 필수적인 요건’임을 강조한 바 있으며 정부 부처의 명칭도 ‘행정안전부’에서 ‘안전행정부’로 변경했다.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데 정부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는 약속이 지켜지기 위해서는 사고 발생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 뿐 아니라 사고 발생 시 유가족들의 아픔을 하루빨리 치유할 수 있는 노력 또한 수반돼야 함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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