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시 교육청 'Wee 센터'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들. |
대전지역 학생 학업중단율은 전국 상위권이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대전지역 초·중·고 학업 중단 학생수는 9275명으로 해마다 2000명 이상의 학생들이 학교를 떠나고 있다.
그러나 대전에는 공립형 대안학교가 부재한 상황. 대전시교육청이 공립형 대안학교 부지 선정에 나섰지만 주민반발로 실패했다. 학업중단 학생을 위한 대안학교의 필요성만큼이나 주민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현재 안개 속을 걸고 있는 대전 대안학교 설립의 해답은 무엇인가를 살펴봤다.
▲대전, 학업중단율 최고 '불명예'=지난달 3일 교육부가 발표한 '2012학년도 초중고 학생 학업 중단 현황'에 따르면 대전지역 초중고 학업 중단 학생수는 255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1학년도 대전지역 초·중·고 학업 중단 학생수 2380명 대비 174명이 늘어난 수치이다.
앞서 지난해 9월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민병주(새누리당) 의원이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제출받은 2009~2011년 대전지역 학업중단자 현황에 따르면, 2009년 2105명, 2010년 2236명, 2011년 2380명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2012년 시·도교육청 평가 결과에서도 대전은 학업중단율 분야에서 특별시를 포함한 7대광역시 중 가장 높아, '2년 연속 학업중단율 최고'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그러나 시교육청은 공립 대안학교 설립에 대해 아직까지 대안은 없는 분위기다.
▲대전교육청, 탁상·불통의 행정 '실효성 의문'=대전교육청은 옛 유성중학교 부지에 국제중ㆍ고교 설립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 부지에 있던 학교폭력 가해학생 치유를 위해 운영되고 있는 세솔센터는 이삿짐을 사야한다.
결국, 지난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전지부와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등 지역 13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대전교육공공성연대(이하 교육연대)는 “지금 대전교육에서 절실한 것은 공립형 대안학교이지 귀족형 국제학교가 아니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또 이들은 “새 국제중·고 설립 부지는 전국 유일의 학교폭력 가해 학생 특별교육기관(새솔센터)이 운영되는 곳으로, 지난해 지역의 학업중단 학생이 2500명 이상임을 고려하면 일부 부유층 자녀를 위해 다수의 학교 부적응 아이를 내팽개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한 대전교육청은 지난 3월 '학업중단 예방 종합대책'을 발표했지만 교육계 일각에서는 현실성이 떨어지는 탁상행정이라며 보완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특성화고와 일반고간 전입학 허용 확대를 위한 '진로변경 전입학제'도입에 대한 실효성을 놓고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제도는 일반고나 전문계고에 진학한 후 적성에 맞지 않아 학업에 흥미를 잃은 학생들에게 전학을 허용하는 것이다.
대전전교조 안동수 사무처장은 “진로변경 전입학제 시행이후, 지역 A학교에 9명이 전학했지만 결국 3분의 2가 자퇴했다”며 “이 제도는 해당학생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 뿐 만 아니라 전문계고를 더욱 더 위축시키는 문제점이 대두되고 있다” 고 지적했다.
▲대전시의 무관심도 '문제'=서울지역 2012학년도 고등학생 학업중단 비율은 1.87%로 대전(2.06%)보다 낮지만 서울시는 지자체 가운데 유일하게 2003년부터 대안학교를 지원, 돌봄과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학교 밖 학생들을 위한 소요 예산으로 2011년 17억, 2012년 32억, 2013년 43억 등을 세웠다.
반면, 대전시는 학업 중단 학생을 위한 예산은 1억 3500만원에 불과하다.
서울시의 경우, 도시형 대안학교 공모를 통해 선정된 기관에 담당 교사 월 인건비 150여만원을 지원하지만 대전시는 학업중단 학생 1명당 하루 인건비를 1만원으로 책정하다보니 학생 돌봄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5월 학교 밖 청소년 종합지원대책을 발표, 서울시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를 확대개편해 학교 밖 청소년의 조기발견부터 유형별 맞춤형 서비스 지원까지 종합지원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
또 교육청에서 탈학교 학생 예방을 위한 대안교육(학력인정 위탁형 대안학교)을 목적으로 정규 학교에 학적이 있는 학생을 대상으로 이뤄진다면 서울시는 탈학교와 학교 밖 청소년 등을 모두 대상으로 교육청과 차별화된 개념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
부산시도 2004년 대안교육지원센터를 개소, 기존 정규학교 교육 이외 다양한 분야에 흥미와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학생, 학업중단 위기학생 등을 대안학교 위탁교육기관과 대안교실에 위탁교육해 학생들의 중도탈락을 예방하고 있다.
대안교육을 교육복지적 관점에서 중요성을 인정,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교육관련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시는 지난해 '학업중단 청소년 보호조례'를 제정했지만 이를 두고 지역 대안교육관계자들은 “학업 중단 학생 대상 및 내용, 지원 기구 등이 모호해 차라리 제정되지 않았던 것이 더 낫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지역 대안교육 한 관계자는 “대전시는 학교밖 학생들을 위한 지원사업보다는 일회성 캠페인에 더 집중하는 인상을 준다”며 “지역 교육청만의 문제로 책임을 전가시키기보다는 지자체, 교육청, 지역 정치계 등이 연계해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조언했다.
▲민·관·정, 총체적인 협력 '절실'=2009년 대전시교육청이 '위스쿨 설립추진단'을 구성해 2011년 3월 개교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했지만, 시에서 예산 지원에 난색을 표함으로써 상당 기간 표류했다.
최근 교육청에서 옛 충남도청 부속건물에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인 (가칭)'대전창의센터' 건립을 추진했지만, 이 역시 대전시가 발목을 잡았다.
자치구도 과학고 이전·설립에는 구의회까지 나서서 유치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지만 대안학교를 세우는 일에는 팔짱만 끼고 있다.
결국, 대전지역 공립형 대안학교 설립을 위해서는 대전시교육청이 중심에 서서 대전시장, 지역의 국회의원 및 각 자치구청장, 시·구의원, 대안교육 전문가, 시민사회단체 등 민·관·정을 막론하고 총체적인 협력을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배문숙 기자 moons@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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