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과학 인재가 이공계 떠나는 현실

  • 오피니언
  • 사설

[사설]과학 인재가 이공계 떠나는 현실

  • 승인 2013-10-22 18:43
  • 신문게재 2013-10-23 17면
이공계 기피가 사회적 현안이 된 지 오래다. 과학 영재들이 모인 KAIST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전공을 살리지 않고 다른 진로로 선회하는 KAIST 졸업생 문제는 최근 몇 년 내리 국정감사 단골 소재였다. 22일 국정감사에서도 추궁이 잇따른 가운에 등록금 환수 얘기까지 나왔다. 과학의 미래 비전이 이 지경으로 어둡다.

사안의 심각성으로 봐서 이제 그 이유나 캐묻고 원론적인 대책을 반짝 주문하는 선을 뛰어넘을 단계인 듯하다. 숫자로 봐도 2008년 이후 이공계 이외 분야인 의·치학전문대학원과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으로 떠나는 학생이 무려 496명이다. 11.43%에 해당한다면 논란거리를 넘어 특단의 대책을 강구할 때가 됐다.

이 같은 현상은 중·고교에서 이공계 대학과 산업현장을 잇는 인력 수급 경로에도 적신호를 켜놓았다. 처음엔 의료계나 법조계가 아닌 과학기술의 선두에 서려고 입학한 학생들 아니던가. 물론 일부는 고교 시절 미완에 그친 의대 진학의 꿈을 위해 갈아타는 경우가 있을 수는 있다.

그렇다고 직업선택의 자유 범주에 묶어 어물어물 대처할 일이 아니다. 이공계 인력 양성 정책 전반을 다시 짜야 할 중대 사안이다. 올해 신입생 모집에서 나타난 KAIST 역대 최저 등록률 또한 극심한 이공계 기피의 단면이다. 정책적인 전략에 따라 근본 원인이 해결되지 않는 한 이런 현상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

공학 인재 유출은 과학도로서 미래 안정성과 가능성에 대한 확신이 부족해서다. 최근 과학고 출신의 KAIST 진학률 감소도 이공계 기피와 한 덩어리로 대처하지 않으면 안 된다. “고민만 하지 말고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으라”고 촉구했지만, 진지하게 고민한 흔적마저 잘 안 보인다. 다른 분야 집중 현상에 대해 의과학이나 생활과학 등 이공계 과학기술 범주라는 논리에 숨는 것은 사태 해결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

KAIST 출신의 비이공계 진학은 학문적 연계성이나 학제간 연구 아닌 이공계 이탈의 지표일 뿐이다. 좀 멀게는 외환위기 이후 커진 이공계 기피가 전이된 것이고 보면 대학을 탓하기 전에 정부 차원의 관리 부재가 부른 국가적 손실이다. 장학금 낭비가 본질은 아니다. 사회 전반의 기초과학과 이공계 기피 현상의 큰 틀에서 풀어야 풀릴 문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5.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1.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2.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3.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4.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5.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