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외노조 임박' 대전 전교조 가시밭길?

임대료 지원중단·조합원 이탈 우려… “오히려 조직단합” 반응도

정부의 전교조에 대한 법외노조 통보가 임박하면서 대전지부를 둘러싼 환경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행법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노조가 되기 때문에 그동안 누려왔던 갖가지 혜택이 사라져 조직 운영에 가시밭길 험로가 예상된다.

전교조 대전지부는 1만 4000여 명에 달하는 대전 교원 가운데 1000여 명이 조합원으로 가입돼 있다. 현직에 있는 조합원이 917명이며, 나머지는 휴직 상태다. 지부 사무실은 동구 홍도동 동부교육청 소유의 건물 안에 있다.

법외노조가 되면 대전지부는 교육당국으로부터 매년 받아오던 '돈줄'이 끊길 것으로 보인다.

대전지부는 단체교섭협약에 따라 대전교육청으로부터 올해 5400만원 상당의 사무실 임대료를 지원받았다. 계약기간은 오는 12월 19일까지로 두 달이 채 안 남은 상태다.

하지만, 법외노조는 단체교섭권 자체가 없어 시교육청의 임대료 지원 근거는 사라지는 셈이다.

대전지부의 사무실 이전이 점쳐지는 이유다.

지휘부에도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전지부에는 김영주 지부장, 송치수 수석부지부장, 안동수 사무처장 등 모두 3명의 전임자가 조직을 이끌고 있다. 이들은 그동안 학교에서 근무하지 않고 대전지부 운영에 전력을 다했다.

법외노조는 전임자 파견권이 없어 이들은 전 근무지인 학교로 복귀해야 하는데 전교조는 정부의 복귀명령을 거부한다는 방침이다.

이럴 경우 근무지 이탈에 따른 전임자의 중징계가 불가피해진다.

시교육청 정책에 대한 대안제시와 비판도 일정부분 제약받을 수 있고 조합원 이탈 우려도 근심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정작 대전지부는 의연한 모습이다.

이번 시련이 오히려 조직의 결속을 다지는 계기가 됐다는 반응이다.

안동수 사무처장은 “법외노조 사태로 인해 전교조를 지켜야 한다는 일선 교원들이 전교조에 가입하는 등 오히려 조직이 단단해지고 있어 조합원 이탈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대전지부 사무실 이전과 전임자 징계 등을 예상하고 있지만, 그동안 해왔던 전교조의 활동은 차질없이 계속될 것이다”고 말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전교조 법외노조화와 관련 아직 교육부로부터 (임대료 지원 중단 등에 관련한) 구체적인 지침을 받은 것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23일 자정까지 해직교사 조합원 인정에 관련한 전교조 규약을 고치지 않으면 법외노조로 규정하겠다고 통보한 바 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