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회사에 창업지원금, 사기꾼들 배만 불렸다

국고지원금 가로챈 일당 검거, 8개 회사 위장설립 수억 챙겨 '서류심사 허점' 그대로 드러나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를 만들어 가짜서류로 중소기업창업지원금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대전경찰청 수사2계는 중소기업 예비창업지원금을 가로챈 A(42)씨와 B(42)씨 등 2명을 구속했다. 같은 혐의로 C(37)씨 등 10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2009년 4월부터 2011년 3월까지 디지털 도어록 등 시제품 제작 명목으로 서류를 꾸며 모두 54회에 걸쳐 중소기업청에 창업지원보조금을 신청해 2억340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다.

조사결과 이들은 페이퍼컴퍼니 8개를 설립해 서로 물품을 거래한 것으로 허위서류를 작성해 범행을 저질렀다. 유령회사는 1~2년 범행을 저지르고 폐업했다. A씨는 장교로 제대한 직업군인 출신으로 군대 후배와 부인, 친척 등을 끌어들여 범행을 저질렀다.

현장답사 없이 사업계획서 서류심사로 창업지원금을 지원하는 허점을 노렸다. 경찰은 일당이 서류상으로만 물품을 거래했고 실제 물품거래내역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경찰에서 실제 거래를 했다며 혐의에 대해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기업창업지원금은 중소기업 예비창업자 등이 시제품제작비와 마케팅비 등을 위해 지원되는 국가보조금이다. 박정규 대전청 수사2계장은 “국고보조사업 규모가 커지며 횡령, 부정수급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며 “국고보조금 비리를 근절하기 위해 단속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조성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