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 물고기 집단폐사 원인은 4대강사업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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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 물고기 집단폐사 원인은 4대강사업 때문”

허재영 민관합동조사단장 “용존산소 부족 탓” 밝혀

  • 승인 2013-10-21 17:47
  • 신문게재 2013-10-22 2면
  • 박태구 기자박태구 기자
지난해 10월 발생한 금강 물고기 집단폐사 원인은 4대강 사업으로 설치된 보와 준설작업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허재영 충남도 금강물고기집단폐사 민·관 합동조사단장은 21일 “지난해 집단폐사한 물고기들을 조사한 결과 용존산소 결핍에 의해 폐사가 시작됐다”며 “4개강 사업으로 대규모 준설이 이뤄졌고, 수심이 깊어져 물고기가 살 수 있는 환경이 없어진데다 느려진 유속때문에 상류에서 내려온 퇴적물들이 산소를 대거 소모하면서 용존산소를 부족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허 단장은 이어 “물이 정체되다보니 이런 현상이 생겼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당장 물을 쓸 일이 많지 않은 백제보를 평소에는 열어두고 물이 필요할 때 가두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지난해 국립환경과학원 금강물환경연구소가 수행한 '보 설치 전후 수생태계 영향평가'에서도 4대강 사업 이후 금강에서 유수성 어종이 줄어들고 정수성 어종이 늘어나는 것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공동조사단은 초기 대응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공동조사단은 초기에 단순히 사체 수거 작업에만 주력해 물고기 사체가 확산하는 것을 방지하지 않아 사고 수역과 규모가 확대됐다고 주장했다.

또 주민이 위험할 수 있는 원인불명의 사고임에도 지역주민에게 제대로 알리고 경고하지 않은 점도 문제로 삼았다. 수질오염사고 예방·방제 매뉴얼에는 1000마리 이상의 물고기 폐사시 대형사고로 분류돼 규모에 적합한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

공동조사단은 체계적이고 통합적인 사고대응이 이뤄지지 않는 등 총체적인 대응체계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사고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사고의 규모나 원인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가 체계적으로 집계되지 않아 사고에 대해 정확하게 분석하고 향후 대책을 마련하는데 실질적으로 방해가 됐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금강에서 유사한 사고예방을 위한 적절한 조치를 요구했다.

우선 단기적으로 대형보 시설로 인한 유속 감소와 여울 소멸의 영향을 상쇄하고 유기오염물질의 퇴적을 줄여 금강의 용존산소가 높아질 수 있도록 수문을 상시 개방하는 등 유수역을 확장하기 위한 적절한 보 운영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또한, 금강 전역의 현 상태를 정밀하게 측정하고 물고기 폐사가 발생하기 쉬운 지점에 대한 위험지도 작성 필요성도 제기했다.

내포=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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