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 증설 논의는 내년 지방선거 출마자들을 중심으로 펼쳐지다가 최근에는 여야 지도부가 잇단 관심을 표명하면서 정국을 달굴 이슈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새누리당 유기준 최고위원(부산 서구)은 17일 선거구 증설에 대해 “정당하게 바뀌어야 한다”고 밝혔다.
유 최고위원은 이날 새누리당 대전시당 여성정치 아카데미 특강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표의 등가성 문제에서 충청권은 1석당 21만명, 호남은 17만명”이라면서 “적절하게 충청에 대표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앞으로 선거구를 획정할 때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충청권 선거구 증설의 시급성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 최고위원은 또 “충청권만이 아니라, 현재 유권자 수와 지역구가 심하게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다”면서 “바로 잡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 최고위원은 “농촌의 경우, 많이 빠져나가면서 인구에 비해 지역구 수가 많은 편”이라며 “단순히 인구만 볼 순 없으니, 불균형이 심화되지 않도록 합리적인 방식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당 정우택 최고위원(청주 상당)도 지난 14일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표의 등가성이나 형평성에 어긋나고, 곳곳에서 선거구 재획정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면서 “충남과 호남의 선거구 조정 문제를 당 차원에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며, 중앙당 차원에서 선거구 증설 필요성을 이슈화 시켰다.
더 나아가 충청권 출신 새누리당 의원들은 조만간 충청권 선거구 증설 논의를 위한 모임을 갖기로 해, 보다 진전된 방안들이 기대되고 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새누리당 이완구 의원(부여ㆍ청양)은 최근 김태흠 원내대변인(보령ㆍ서천)과 이장우 의원(대전 동구), 성완종 의원(서산ㆍ태안), 박덕흠 의원(보은ㆍ영동ㆍ옥천)과 만나 선거구 증설 방안을 논의했다.
이들은 다음 달 중순께 충청권 출신 의원 전원이 참석하는 모임으로 확대한 뒤 별도의 기자회견까지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선거구 증설 논의 분위기에는 민주당도 동참하고 있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지난 5일 대전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표의 등가성 관점에서 등가성의 관점을 좁혀나가는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며 “여야가 정개특위를 구성해 충분한 시간을 갖고 원칙에서 협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또 “이런 원칙을 황우여 대표에게 전달,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면서 “대전의 의석수가 인구에 비해 적은 것 아니냐는 목소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관심을 내비쳤다.
또한, 민주당내 충청권 의원들도 지난달 30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선거구 증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들은 다음달 20일께 재차 모임을 열어 선거구 증설 논의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충청권 선거구 증설 논의가 지역만 아니라 중앙당 내부에서도 거론될 만큼, 정국을 뜨겁게 달굴 핫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면서 “언론의 보도 등에서도 이같은 조짐이 확산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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