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을 사칭하며 대출해 줄 것처럼 속여 빼낸 남의 개인정보로 금융권에서 되레 대출을 받아 가로챈 일당이 붙잡혔다. 충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7일 은행을 사칭해 다른 사람의 개인정보를 알아낸 뒤 이를 이용해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은 혐의(사기 등)로 박모(33)씨 등 4명을 구속하고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사진은 범행에 사용된 대포통장과 대포폰 모습.
연합뉴스 |
경찰에 따르면 박씨 등은 지난 6월 19일 김모(51)씨에게 마이너스통장을 미끼로 공인인증서 정보를 취득해 김씨 명의로 카드사 및 대부업체에 4400만원을 대출받아 가로챈 혐의다. 같은 수법으로 지난 4월부터 9월까지 약 300여명의 피해자에게 10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들은 박씨 일당의 말을 듣고 순순히 개인정보를 넘겼다가 본인도 모르는 추가대출피해까지 입었다.
조직원들은 중국에 있는 총책지시로 움직였다.
먼저 범행을 위해 부산지역 오피스텔을 임대해 여성상담원을 고용했다. 이어서 대출상담팀, 인출팀, 대포통장 조달팀으로 팀을 꾸렸다. 대출상담팀을 운영하다 구속된 박씨는 부산 지역 폭력조직 동부칠성연합파 소속으로 확인됐다.
이어서 콜센터에서 무차별적으로 대출광고문자를 발송했다.
대출희망자에게 전화, 대출문자를 보내 대출을 미끼로 공인인증서 등 금융거래정보를 캤다. '싼 이자 대출', '마이너스 통장 발급' 등으로 피해자들을 속여 개인정보를 수집했다. 피해자가 가입된 카드사 및 대부업체, 보험회사의 콜센터로 피해자 명의로 대출을 받거나 수수료 명목으로 돈을 가로챘다. 대출신청 시는 금융기관에서 휴대전화 인증메시지가 피해자에게 갈 것을 대비, 피해자 개인정보를 대포폰으로 착신 신청하며 금융기관도 속였다.
대포통장 조달을 위해 인터넷 구인광고를 악용했다. 아르바이트 모집을 가장해 피해자들에게 급여통장 명목으로 통장, 현금카드를 요구한 뒤 피해자들의 통장을 대포통장으로 사용해. 또 유령법인 명의로 개설된 대포통장 160개를 범행에 사용했다.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정사장, 이실장' 등 허위직책, 호칭을 사용하며 점조직형태로 운영됐다. 중국총책에게도 대포폰 문자메시지를 지시받으며 서로 간에도 신분을 확인할 수 없게 했다.
경찰은 대포통장 계좌분석으로 추가공범 및 다른 대출 사기조직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양철민 충남경찰청 광역수사대장은 “대출상담 시 금융기관 공인인증서, 계좌비밀번호, 금융거래정보, 수수료 선입금을 요구하는 것은 100% 사기다”며 “중국에서 사기행각을 총괄한 총책과 다른 사기단 등을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조성수 기자 joseong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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