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화면이 왜 뒤에… 아이고 목이야… 17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문화재청, 한국관광공사 등의 국정감사에서 증인들이 의원들이 제시한 자료화면을 보기 위해 뒤를 돌아보고 있다. 이날 열린 국정감사에서는 증인석 전면에 설치되어 있어야 할 스크린이 증인석 후면에 설치된 것을 두고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지기도 했다.연합뉴스 제공 |
국정감사 4일째인 17일 국회는 법무부와 금융위원회, 방위사업청 등의 기관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했지만, 쟁점 사안을 놓고 여야 의원들이 공방을 벌이면서 곳곳에서 파행이 빚어졌다.
여야는 장외에서도 치열한 설전을 이어갔다. 새누리당은 보여주기식 감사가 경제활성화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야당을 겨냥했으며, 이에맞서 민주당은 국방부 사이버사령부 대선개입 의혹과 국감 대응문건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날 보건복지부의 국정감사에서는 복지부가 작성해 여당에 건넨 기초연금 관련 문건을 놓고 공방을 벌이다 정회됐다.
야당의원들은 피감기관인 복지부가 감사기관인 국회의원에게 사실상 지침을 준 것이라며 비판했고, 여당의원들은 복지부에 기초연금 관련 자료를 요청해 받은 것일 뿐이라면서 야당 대응전략이란 표현은 과장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증인 채택 문제를 놓고 대립도 이어졌다. 환경노동위원회는 노사정위원회 국감에서 삼성 이건희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등의 증인 채택 문제로 공방을 벌였고,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에서도 종합편성채널 보도책임자의 증인 채택을 놓고 여야가 이견을 보여 회의가 한 때 중단되기도 했다.
장외에서도 여야 공방은 치열하게 전개됐다.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가 갑인 것처럼 민간기업에 보여주기식 검증을 하는 것은 경제활성화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원내대표는 “국감 시작 전부터 우려했던 무분별한 증인 채택의 부작용이 일부 현장에서 드러나고 있다”며 “의욕만 가지고 민간인을 호통치고 연관 없는 기업인을 불러 들러리 세우는 것은 국민 보기에도 낯뜨거운 장면”이라고 비판했다.
최 원내대표는 이어 “벌써부터 통제불능 국감, 수박 겉핥기식 부실 국감, 국감 무용론까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정우택 최고위원은 더 나아가 “관심을 끌어보기 위한 민주당의 물불 가리지 않는 무책임한 행태에 부끄러움을 감출 수 없다”면서 “사실 관계를 확인하지 않고 엉뚱한 통계수치를 가지고, 아니고 말고 식의 자의적 해석으로 국감에 임하는 모습도 있다”고 조목조목 따졌다. 그는 “이런 일이 발생하는 근본원인은 당 지도부에 있다”고 주장했다.
정 최고위원은 “국감 기간 동안 의원들 활동을 점수제로 평가하면, 언론 보도에만 매달려 이슈메이킹에만 집착하고 언론에만 집착하면 국감이 속빈 강정이 될 수 있다”면서 “입법부의 신성한 권한을 스스로 포기하는 행태”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특히 “선봉장이자 지휘관 역할을 수행하는 원내대표가 국회에서 국감 기간에 온라인 게임 캐릭터로 분장하고 트위터 사진을 올리는 걸 보면 민주당이 준비한 24시 비상 국회운영 결과물이 이런 것이었구나 하는 의구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고 비꼬았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연 24시 비상국회 운영본부 회의에서 국방부 사이버사령부의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 “87년 민주 항쟁 이후 25년 만에 확인된 군부의 정치 개입 사건”이라며 “민주주의와 나라의 근간을 바로 세운다는 비장한 각오로 진상을 밝히고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전 원내대표는 “국정원과 함께 국군 사이버사령부, 경찰, 보훈처까지 불법 선거개입에 동원된 것으로 하나같이 대한민국을 쥐락펴락하는 국가기관이란 점에서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객관적인 조사와 수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원내대표는 또 보건복지부가 국정감사와 관련해 '기초연금 야당의원 대응'이라는 문건을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배포한 것과 관련해 “경찰에는 수사지침, 언론에는 보도지침, 여당에는 발언지침이냐”고 비판했다.
그는 “국감 방해는 헌정질서와 국민에 대한 중대 도발”이라며 “새누리당 지도부는 이와 관련해 사과해야 하고 이와 관련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서울=김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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