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인구 계룡건설 명예회장(13·15대 국회의원) |
즉, 발전방식을 수력발전, 풍력발전, LNG발전, 기타 녹색발전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들은 한결같이 발전공급비용이 원자력 발전보다 2배 이상 비싸게 투입될 뿐 아니라 현재정도의 발전용량을 메울 수 없다는 데 문제가 있다. 궁여지책으로 향후 전기사용량을 억제하고(줄이고) 전기요금을 올리겠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행정논리상으로는 맞는 말이 될 수는 있으나, 국민들이 쉽게 납득할 수 있는 말은 절대 못된다는 것을 경고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생활수단이 점점 전기화, 전자화, 자동화하고 있는 추세에 감히 전기공급량을 줄이겠다는 안일한 행정판단을 할 수 있겠는가? 생활용 전기값도 올리고 수요가 가장 많은 산업용 전기공급을 반이하로 줄이고 대신 전기요금은 배 이상으로 늘린다면 여론을 먹고사는 정부가 배겨낼 수 있다고 보는가? 지난여름에 우리는 극도의 전력난에 어려움을 겪은 바 있었다. 절대공급량이 수요량에 비해 부족하니까 통제하기 쉬운 산업전력을 통제해 위기를 극복했다.
일반 소비시민은 그 아픈 사정을 잘 모르고 그저 에어컨 덜 쓰기, TV 덜 보기, 전등 덜 켜기 운동으로 호응해주었지만 국부를 좌지우지하는 큰 공장은 몇 시간씩 단전을 감수했다. 24시간 돌아가는 공장을 4시간만 단전해도 12시간 이상 조업차질이 생기는 원리를 외면했던 것이다. 정부발표대로라면 올겨울과 내년이후의 우리나라 전기사정은 먹통전기사정이 되지 않을까? 모든 에너지원이 전기로부터 시작되는 우리 산업구조가 글로벌 경쟁시대에 제대로 활기를 띠고 앞으로 나갈 수 있겠는가?
현재 우리나라에는 20여개의 원전이 존재하며 그중 반 수 이상이 가동을 중지하고 있다고 한다. 그 원인은 안전상의 문제인데 그 내용은 원자력의 원천적 안전상의 문제라기보다는 부품 공급 상의 불완전 요인(인위적 부정) 때문이라 한다. 안전상 부적격 부품이 끼어있는 원전은 올 스톱, 안전상 적당한 부품을 생산 납품하는 기업은 부정담합했다고 올 스톱, 이런 상태로 계속된다면 가동중이던 원전가동률도 제로(0)에 가까워질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암 3기 환자도 건강을 회복할 수 있는 21세기에 우리는 살고 있다. 환자가 원하지 않는다고 해서, 환자가 까다롭게 군다고 해서, 환자가 의사의 말씀을 잘 안 듣는다고 해서 수술을 거부해 죽게 한다면 세상은 그 병원을 도덕성이 없다고 심판할 것이다. 우리 원자발전 계통이 복마전과 같이 복잡하게 얽혀있다고 해서 그 근본을 말끔히 치유할 때까지 올스톱한다면 국민은 정부와 교정에 나선 사직당국을 원망할지도 모른다.
조업 중단한 원전을 하루속히 재가동시켜야 한다. 원전을 죄악시하지말고 잘 교정해서 각성시켜야 국가가 살아남고 우리 원전기술이 세계무대에 계속적으로 진출해서 이기는 국력을 배양해야 우리나라는 21세기를 이겨낼 수 있다. 국내에서 문제만을 일으키고 조업을 중지한다면 대한민국의 선진원전기술을 유치할 지구상의 국가는 없게 될 것이다.
안전제일을 사명으로 삼아야 할 위치에 있는 사람이 사리사욕에 치우쳐 천인공노할 범죄를 저지르다니 한심하다.
못된 사람은 과감히 소탕하되, 국부를 살찌게 하는 원천기술과 기업의 기능을 살려나가는 지혜가 오늘날 당하고 있는 원자력 발전의 위기를 극복하는 요체다. 문제는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지도력의 부재다. 사경을 헤매고 있는 원자력 발전을 회생시킬 수 있는 배려깊고 과감한 집도의는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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