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병호 배재대 미디어콘텐츠학과 교수 |
저자 부부는 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를 영국왕립협회 과학자 등과 비교한 결과 노벨상 수상자들은 음악가가 될 가능성은 4배 이상, 미술가는 17배 이상, 소설가나 시인이 될 가능성은 25배 이상, 배우나 무용가, 마술사 등 공연가의 가능성은 22배나 높은 것을 발견했다.
최근 보도에 의하면 지금 중학교 3학년들이 응시할 2017학년도 대학수학 능력시험부터 문과·이과 구분을 없애는 방안을 교육부가 마련했다고 한다.
융합적인 사고력을 가진 인재양성이 중요해지면서 세계 각국은 일반적으로 문·이과를 통합해놓고 있다. 이제 한국처럼 문·이과 구분한 나라는 일본·대만 정도다. 유명한 애플의 CEO 스티브 잡스는 아이폰을 소개하며 인문학과 과학기술의 융합이라고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스티브 잡스와 같은 융합형 인재를 키워야 한다는 바람이 기업체에서 불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문화예술과 과학기술의 융합은 정치, 경제, 문화, 교육 등 각 분야에서 새로운 시대를 지향하는 목표가 되었다.
대전시는 이러한 세계적 큰 흐름 즉 융합의 개념을 실천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 바로 같은 엑스포 과학공원 부지에 '기초과학연구원'(IBS)과 'HD드라마타운'이 유치되는 행운을 안게 된 것이다. 바로 과학기술-문화예술의 융합을 실현 할 수 있는 정책적인 여건은 갖춰진 셈이다.
2010년 유치한 HD 드라마타운 사업은 총 885억원의 국비를 지원받아 엑스포 과학공원 부지 약 6만6116㎡에 드라마와 영화를 찍을 수 있는 첨단영상제작단지를 조성하는 것이다.
융합의 개념이 학술적이고 추상적이 아니냐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모태가 되는 '은하도시포럼'이 2007년 이명박 당시 대통령 후보에게 제출한 보고서에는 과학기술-문화예술 융합분야의 인프라 건설과 사업내용이 50%에 달한다. 한국의 국책사업 체계가 융합이라는 개념을 수용하기 어려운 까닭에 사업 출범 때 융합을 지향하는 인프라와 사업들은 상당 부분 제거되어 버렸다.
2002년 초 영화 '아바타'와 '타이타닉'으로 유명한 미국의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3D(입체)스튜디오를 대전 엑스포 과학 공원에 유치하는 시도가 있었다. 당시 미국과 협상은 순조로웠지만 국내 반응은 오히려 싸늘했다. 관련 업계 임원 중 한명이 '3D 세상은 결코 오지 않는다'고 주장하던 모습이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하지만 2009년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3D영화 '아바타'가 세계적으로 히트를 치고 자고나면 3D의 바람이 전 세계를 휩쓸었다.
이제 혼수품으로 3D 텔레비전을 사가는 시대가 됐다. 그 임원 분은 지금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3D분야는 TV에서만 2018년 170억 달러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측된다. 과학기술-문화예술 융합의 시대는 이미 와 있다. 민선 6기에 그 꽃을 피울 가능성이 크다. 세계의 빠른 변화에 적응해야 하는 것은 이제 개인과 공동체의 선택 사항이 아니다. 한 순간 결정으로 몇 년 아니 몇 십 년을 돌아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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