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할 만한 판결]두 성직자의 잘못된 선택

  • 사회/교육
  • 법원/검찰

[주목할 만한 판결]두 성직자의 잘못된 선택

단체교섭 거부한 기독교연합봉사회 대표 '유죄' 가짜 기부금 영수증 발행한 개척교회 목사 벌금

  • 승인 2013-10-15 17:59
  • 신문게재 2013-10-16 5면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여기 2개의 판결이 있다. 피고들은 목사이며, 모두 유죄를 받았다. 한 목사는 자신이 대표로 있는 사회복지법인 노조와 단체교섭이라는 걸 처음 하다가, 또 다른 목사는 개척교회의 열악한 재정을 해결하다가 현행법을 위반했다.

▲단체교섭 거부한 목사=대전 중구 문화동에 있는 사회복지법인인 기독교연합봉사회 대표 A(63) 목사. 그는 지난해 2월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대전ㆍ충남지역본부로부터 임금 및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하자는 연락을 받았다. 하지만, 내부 민원 등을 이유로 '추후 협의하자'며 교섭에 응하지 않았다. 이후 세 차례나 걸친 교섭 요구에도 '노동조합원 중 사용자가 있으니 그 문제가 해결되면 협의하자'며 거부했다.

검찰은 노조로부터 위임을 받은 자와의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했다며 A 목사를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하지만, A 목사 측은 정당한 이유로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 측은 “조합원 중 3명은 기독교연합봉사회 산하 대전청소년상담지원센터의 팀장 지위로, 사용자에 해당한다. 사용자와의 단체교섭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고용노동부에 질의ㆍ회신 후 교섭하자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법원은 유죄를 인정했다.

대전지법 형사7단독(판사 김성률)은 A 목사에 대해 형(벌금 15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고 15일 밝혔다. 김성률 판사는 “팀장들이 사업주를 위해 행동하거나 사용자의 이익을 대표해 행동하는 사용자인지 명확하지 않을뿐더러, 팀장들은 노조 구성원(10명) 일부에 불과해 교섭 거부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초범인 점과 처음으로 노조와 단체교섭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점, 사건 이후 단체협약을 체결한 점 등 참작해 형의 선고를 유예한 것이다.

▲허위 기부금 영수증 발행한 목사=대전 중구 대흥동 모 교회 B(여ㆍ54) 목사의 죄는 조세범처벌법 위반이다. B씨는 2009년 모 회사원으로부터 기부금을 받지 않았음에도, 기부금액란에 300만원을 기재해 교회 명의의 허위 기부금 영수증을 교부했다. 회사원은 이를 연말정산 자료로 제출해 근로소득세 16만원을 챙겼다.

이런 수법으로 B 목사는 2009년부터 허위 기부금 3억6500만원 상당의 영수증 116장을 발행해 회사원들에게 전달했고, 회사원들은 이를 제출해 모두 5000여만원의 근로소득세를 포탈했다. 연말소득공제를 신청할 때 교회 등 비영리기관 기부금을 특별 공제하는 점을 이용해 세금을 포탈한 것이다.

대전지법 형사4단독(판사 최누림)은 B 목사에 대해 벌금 2500만원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종교인으로 윤리적 비난 가능성이 크고, 목사가 먼저 범행을 제안한 점, 개인의 채무 변제 목적과 개척교회도 간접적으로 이익을 얻은 점 등을 불리하게 판단했다.

최누림 판사는 “2년간 범행으로 5000여만원이 징수되지 않은데다, 피고인과 같은 지위에 있는 자를 엄벌하지 않으면 유사 범행을 억제하기 어려운 점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윤희진 기자 heejiny@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5.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1.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2.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3.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4.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5.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