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 스타인벡 생가 전경. |
자칫 한명의 인물이 그 동네의 전부를 대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살리나스는 그러한 위험부담 따위는 감수했다. 실제 존 스타인벡은 생전에 공산주의자라는 오해를 받았으며, FBI의 조사까지 받기도 했던 인물이다.
▲ 생가내부 작업실의 책상. |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이 프로젝트의 이름에 스타인벡의 이름을 집어넣었다는 것이다. 존 스타인벡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브랜드이고, 스타인벡은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브랜드다. 살리나스시는 문학작가지만 지역의 대표 브랜드로 활용하기 위해 존 스타인벡을 이용했다.
미국 전체의 농작물 샐러드 야채의 70~80%를 살리나스 지역에서 생산하고 있고, 이를 지역내 업체들이 가공처리 하고 있다. 그 기술력에 따라 보존기간 등이 달라진다. 이 사업은 실리콘 밸리의 자금과 기술을 살리나스의 산업인 농업과 접목시켜 지역농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목적을 갖고 있다. 세계적으로 에너지, 쓰레기, 물 부족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 이러한 문제들을 실리콘밸리와의 기술력 제휴로 해결해보고자 하는 사업이다. 어찌보면 문학이나 문화와 관련이 없는 사업이지만, '스타인벡'이라는 문학작가이자 전국적인 브랜드를 활용하고 있다.
또 하나 진행하는 프로젝트는 '66번 도로의 관광벨트 사업'이다. 이 사업 역시 스타인벡과 무관하지 않다.
존 스타인벡을 노벨문학상 수상자의 반열에 올린 『분노의 포도』를 보면 오클라호마 노동자들이 살리나스시로 오는 과정이 그려진다. 그때 그들이 이용했던 것이 66번 길이다. 그 길은 미국에서도 역사적인 길이다. 살리나스시는 그 길을 재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중에 있다. 오클라호마에서 살리나스까지 이벤트가 진행되는 길을 만들 계획이다.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10월에 관련 이벤트도 연다.
▲ 살리나스의 주요 산업인 농업과 스타인벡 브랜드를 연결시킨 농작물을 홍보하는 그림. |
대표적인 문화 마케팅은 '스타인벡 페스티벌'을 들 수 있다. 1980년부터 매년 5월4일 열리는 문학축제다. 스타인벡의 작품과 삶에 대한 강의, 투어, 연극과 스타인벡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한 영화상영, 책 박람회를 주축으로 이뤄진다. 축제는 그의 고향인 살리나스 뿐 아니라 그가 작품에 기록했던 장소들과 사람들을 기념하는 투어 형태로 진행된다.
또 우승자에게 1000달러의 상금을 시상하는 단편작 대회도 열린다. 2014년에는 『분노의 포도』 7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세계 각국에 있는 문학기관들과 협력해 국제 프린지 페스티벌도 개최할 예정이다.
스타인벡 국제 프린지 축제는 2010년 처음으로 개최했다. 살리나스 지역 뿐 아니라 해외도시들이 살리나스의 스타인벡 페스티벌에 함께 참여하는 축제로 그동안 프랑스 파리와 독일 베를린, 암스테르담, 예루살렘, 멕시코 시티 등 세계 각국에서 참여했다.
존 스타인벡 센터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 중 주목받는 것은 '스타인벡 청소년 작가 프로그램'이다. 캘리포니아 및 인근 지역의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글쓰기에 대한 흥미를 유발시키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2주간 진행된다. 지도교사와 함께하는 수업은 물론 체험학습, 지역의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는 글쓰기 코치와의 1대1 지도를 받을 수 있다. 교사 추천을 받은 학생들은 '글쓰기의 날'에 참여할 수 있으며, 우수작품을 선정해 스타인벡 상도 수상한다.
청소년 작가 캠프도 열린다. 여름방학기간 동안 초등 6~9학년을 대상으로 집중적으로 글쓰기 수업을 진행하는 프로젝트다.
조 젠터(Joe Gunter) 살리나스시 시장은 “우리시에는 사회단체 협의회가 있어 단체와 시가 긴밀이 협력을 하고 있다”며 “우리 지역에서 열리는 다양한 축제나 행사들이 존 스타인벡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더라도 존 스타인벡 센터를 활용한 다양한 행사들을 마련해 운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스타인벡을 활용한 다양한 사업들이 많은 관광객들을 우리 지역으로 오게 하는 원천이라고 본다”며 “그래서 시차원에서 관련 산업을 지원하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이 시리즈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지원으로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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