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정우택 최고위원(청주 상당)은 14일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지난 8월 기준으로 충청권 인구가 호남권 인구를 넘어섰고, 다음 총선과 대선이 열릴 4~5년 뒤에는 31만 명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지만, 선거구 수는 호남권이 30석으로 충청권이 무려 5개나 적다”고 지적했다.
정 최고위원은 또 “표의 등가성이나 형평성에 어긋나고, 곳곳에서 선거구 재획정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며 “충청과 호남의 선거구 조정 문제를 당 차원에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 최고위원은 “선관위와 국회 상임위 등을 통한 의견수렴을 거쳐 (당 차원에서)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유수택 최고위원은 “충청권 입장을 십분 이해한다”면서도 “전북ㆍ전남·광주는 4년마다 선거 때마다 (선거구가) 이리 갔다가 저리 갔다 해야했다. 인구비례로 따지면 호남은 경상도 다음이고 (사람들이) 살지 않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선거구 조정은) 호남의 어려움을 심층 고려해서 논의해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따라 지역정가에서는 선거구 증설 문제가 자칫 지역갈등으로 비화될 경우 발목을 잡힐 우려가 있다면서 보다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앞서 충청권 인구는 지난 5월 말 호남을 추월했다. 또 지난 8월 말엔 충청권과 호남권 인구 수는 1만여 명 차이로 더욱 벌어졌다. 여기에 올 하반기 세종시 부처 이전 등에 따른 인구 유입과 내년 7월 통합 청주시 출범 등으로 충청권 인구 증가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정치지형에서도 변화가 일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유수택 최고위원처럼 여당 내에도 반감 기류가 드러나면서 충청권 선거구 증설은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민주당에게 호남은 세력화의 근거지다. 주된 근거지인 만큼, 호남 선거구 조정을 통한 충청권 선거구 증설에 대해 당내부에서 적잖은 반발도 예상되고 있다. 때문에 전략적인 접근에서 선거구 증설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치권 관계자는 “인구 증가는 투표수 증가와 연결돼 선거에서 충청민심이 국민주권을 대표한다는 의미”라며 “영ㆍ호남만이 주도했던 정국 주도권도 충청권으로 대체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하지만, 무조건 인구 수만을 내세워 호남이든 영남 의석수를 가져온다는 주장은 다른 지역의 반발은 물론,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함몰될 가능성이 높다”며 “타지역 이해도를 높이고, 명분이 확고한 방식에서 선거구 증설을 추진해야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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