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출범 후까지 줄곧 세종시 정상 추진을 천명했다. 박 대통령은 MB정부의 수정안 논란 당시에도 원안 사수 원칙을 고수함으로써, 수정안 부결에 결정적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세종청사 등 중앙행정 기능과 함께 도시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손꼽히는 세종시청사 건립 문제에 있어서 만큼은 진정성을 의심케하고 있다.
사회간접자본(SOC) 축소 방침을 통해 어려운 중앙정부 재정난을 돌파하겠다는 의지는 좋지만, 이로 인해 세종시청사 완공시기가 또 다시 연기돼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올 들어 행복청이 산정한 시청사(의회 포함) 건립비는 계속사업비 588억원을 포함한 1093억원으로, 결국 내년 예산에 505억원이 반영되야하는 셈.
행복청이 정부 재정난을 고려해 320억원으로 축소, 제출했음에도 불구하고, 기획재정부는 다시 67억원을 삭감한 253억원 안으로 결정했다.
320억원으로도 내년 말 완공이 불가능한 상황을 감안할 때, 결국 시청사 완공시기는 2015년 상반기로 연기될 전망이다.
문제는 이 같은 연기가 이번 한차례로 끝나지 않았던 점이다.
시청사는 2007년 말 예정지역 인구수만을 고려한 당시 943억원으로 반영된 후, 2010년 1월 MB정부의 수정안 논란과 함께 올스톱 상황을 맞은 바 있다.
당시 2012년 말 완공 목표라면, 지난해 7월 세종시 출범 시기와 어느 정도 맞아 떨어질 수 있었다. 2010년 말 연기군 전체와 공주시 및 청원군 일부를 포함한 세종시특별법 제정안 역시 새로운 국면을 초래했다.
2012년 상반기 착공 목표가 이 점을 감안, 또 다시 미뤄졌다.
편입지역 주민들을 위한 주차장 확대 등 편의시설을 고려한 총예산 규모가 1200억여원으로 증액돼야할 필요성을 가져온 것.
결국 현재는 총사업비 841억원 규모로 축소됐고, 완공시기 역시 2015년 상반기까지 미뤄졌다.
시 관계자는 “출범 세종시의 상징적인 대표 건축물이 정부 의지 문제로 계속 표류하고 있다”며 “신청사 건립이 늦어지면, 세종시 정상건설도 기대하기 어렵다. 국회 차원에서라도 전향적인 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이희택 기자 nature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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