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돈 들어간 출연연 개발 기술, 대기업만 배불렸다

ETRI 정액기술료 수억원에 '수십조 매출' 기술 삼성전자에 넘겨 中企 초기부담에 엄두 못내… “매년 징수하는 방식으로 변경해야”

정부 돈으로 개발한 기술이 특정 대기업에만 혜택이 보고 있어, 기술료 규정을 개정,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미래창조과학통신위원회 유성엽 의원(민주당)은 정보통신분야 기술 개발을 맡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경우 수십 조의 매출과 이익이 발생한 메모리 반도체(DRAM), 휴대전화(WCDMA), 고선명TV(HDTV) 기술은 정부출연금의 40%인 정액기술료 수억 원만 받고 삼성전자에 원천 기술을 전수했다.

정액기술료만 받고 삼성전자에 이전된 기술은 경상기술료 계약을 맺고 매출액의 2%를 기술료로 납부했다면 수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대기업에 특혜를 주는 기술료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의원은 “현행 규정은 출연연 연구비의 10~40%만 지급하고 대기업에서 기술을 이전, 이는 1970년대 산업화 시대에 국가기술 선도 차원에서 실시했던 것”이라며 “대기업의 외국인 투자 비용이 높아지고 있는 현실에서 이 같은 규정은 특혜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현금이 없는 중소기업에 부과하는 10% 사전징수는 초기부담이 가중되므로 이를 폐지하고 매출 발생 시 경상기술료를 징수하는 것이 오히려 창조경제 진흥에 맞다고 유의원은 주장했다.

유의원은 기술료를 일시불로 받는 정액기술료의 경우 중소기업들에 부담이 되고 대기업에는 특혜를 주고 있다며 기술료를 매출총액대비 약정비율로 매년 징수하는 경상기술료방식으로 변경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권은남 기자 sil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