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의료기관이 없다는 이유로 세종시가 사업선정대상에서 배제되고, 자살률이 높은 대전 충남 충북은 수도권의 인구수에 밀려 수행병원이 각각 한 곳씩밖에 지정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10일 민주당 최고위원 양승조의원(보건복지위)에 따르면, 복지부는 자살예방 응급의료기관 1차 선정에 있어 응급의료기관이 없는 세종시와 통합건강증진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광주시를 제외한 15개의 지자체에 '1시도 1기관 이상 선정'을 목표로 21개의 대형병원을 수행기관으로 선정했다.
기관선정에서 세종시가 제외된 이유는 '세종시에 마땅한 의료기관이 없어 선정에서 제외됐으며, 아직 자살률이 타 지역에 비해 그리 높지 않다고 판단된다'는 것이 복지부의 주장이다.
양 의원은 “현재 세종시에는 총 179개의 요양기관(병원급 1개, 요양병원 6개, 의원급 56개, 치과의원 22개, 보건소 1개, 보건지소 9개, 보건진료소 6개, 한의원 23개, 약국 55개)이 개설돼 있고, 향후 상급종합병원들이 개원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그런데 당장에 복지부의 조건을 충족하는 의료기관이 없다는 이유로 세종시를 자살예방사업에서 배제한다면, 이는 복지부 스스로가 세종시 주민을 복지사각지대에 몰아넣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실제 충남과 충북의 최근 5년간 평균 자살률이 전국 16개 지자체 중 상위 2위, 3위임을 감안할 때, 충남과 충북의 인구를 흡수하여 출범한 세종시의 자살시도자 발생 가능성은 타 지역에 비해 매우 높은 편으로 알려졌다.
양 의원은 복지부의 자살예방 응급의료기관 2차 선정(최종)결과에 대해서도 최종 선정된 수행병원 25곳 중 40%에 해당하는 수행병원이 서울과 경기도에 집중되고, 평균자살률이 높은 충청권에는 수행병원이 단 한곳씩 밖에 지정되지 않은 점에 대해 강력히 추가병원 선정을 촉구했다.
양 의원은 “선정된 25개 수행병원들의 자살시도 내원환자수를 비교분석해보면, 수도권보다는 평균자살률이 높은 충청도 지역의 내원환자 수가 월등히 많다”면서 “복지부는 오로지 인구수에만 의존해 수행병원을 수도권에 대거 지정하는 등의 오류를 범했다”고 거듭 비판했다.
실제 복지부가 양승조 의원실에 제출한 '25개 수행기관의 최근 3년간 자살시도자 응급실 내원환자수'분석결과에 따르면, 충남 순천향대천안병원의 경우 지난 3년간 자살시도로 인해 병원에 내원한 환자 수는 총2349명으로 25개 수행기관 중 가장 높았다.
반면 복지부가 수행기관을 5군데나 지정한 서울지역의 경우, 지난 3년간 자살시도로 인해 병원을 내원한 환자수는 최대 480명에서 최소 330명으로 나타났으며, 서울지역에 지정된 5개 병원들의 지난 3년간 자살시도자 내원환자수를 다 합쳐도(1958명) 충남의 순천향대천안병원에 내원한 2349명보다 12%나 적은 것으로 드러났다.
양 의원은 “자살률이 높은 지역일수록 자살로 응급실을 내원하는 환자수가 많은 것은 당연한 상식인데, 복지부는 무조건 인구수로 수행병원을 지정해 사업의 효율성을 저하시켰다”면서 “복지부는 지금이라도 지역별 자살증가율, 평균자살률, 자살시도로 인해 병원에 방문하는 내원자 수 등을 면밀히 검토해 지역별 편차가 발생하지 않도록 수행병원 추가선정 하라”고 촉구했다.
최재헌 기자 jaeheo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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