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박물관 전경. 국립중앙박물관, 경주박물관에 이어 우리나라서 세번째로 오랜된 박물관이다. |
10일 국립부여박물관에 따르면 현재 부여박물관은 4급지 박물관으로 경주(2급), 광주(3급), 전주(3급) 보다 상대적으로 위상이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중앙박물관의 '2012 박물관연보'를 살펴보면, 국립중앙박물관과 경주, 광주, 전주에 이어 부여박물관의 이름이 게재돼 있다.
국립부여박물관은 1929년 2월27일 (재)부여고적보존회 창립을 시작으로 1939년 4월1일 조선총독부 박물관 부여분관 설치, 1945년 10월13일 국립박물관 부여분관 개편, 1975년 8월1일 국립부여박물관 승격 이후 1993년 8월6일 현재의 박물관으로 이전 개관했다.
역사적으로 봐도 부여박물관은 1926년 6월20일 경주분관 개관에 이어 1939년 4월1일 부여분관이 설치됐음으로 국립중앙박물관, 경주박물관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세번째로 오래된 박물관이다.
하지만 경주박물관은 일제시대 이후 현재까지 높은 위상을 유지한데 반해 부여박물관은 그 위상이 점차 하락해 1978년 12월6일 개관한 광주박물관, 1990년 10월26일 개관한 전주박물관보다 낮은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박물관의 위상은 보유하고 있는 유물보유수와 가치 등을 판단해 정해야 함에도 정치적 여건이 크게 작용해 박물관의 위상이 정해졌다는 지적이다.
국립부여박물관 관계자는 “경주 다음에 부여가 오는 것이 맞지만 경주는 기관장이 2급이고 광주와 전주는 3급인 반면 부여는 4급이기 때문에 위상이 광주와 전주박물관에 비해 낮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전라도와 경상도의 정치적 관계 때문에 경주가 2급지다 보니 균형을 맞추기 위해 광주와 전주를 3급지로 했다는 이야기도 나온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부여박물관을 3급지로 해야한다는 의견은 많이 나왔지만 위(정치인)에서는 전혀 생각이 없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백제사적연구회 홍재선씨는 “부여박물관의 유물보유수는 광복후 1970년대 지역박물관이 만들어지기 전에는 중앙, 경주 다음으로 많았으나 지역박물관이 만들어진 후 이곳에서 이관되고 더구나 근년에 발굴된 유물은 부여문화재 연구소에서 보유하면서 유물보유수가 크게 증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광주나 전주박물관이 만들어질 당시 정치적 여건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국립박물관의 위상을 정치적 고려의 대상으로 삼는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으며, 또 다른 지역차별정책”이라며 “부여박물관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도차원의 지원과 주민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부여박물관은 국가기관이기 때문에 도에서는 어떻게 할 수가 없다”며 “도에서는 지도ㆍ관리감독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내포=정성직 기자 noa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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