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헌]8개월 남은 대전시장 선거

[중도시감]최재헌 정치·사회부장

▲ 최재헌 정치·사회부장

지방선거가 8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 가을 정국에 들어서며 출마 예비후보들의 발걸음도 바쁘다. 마음은 바쁘지만, 선거정국은 안갯속이다. 특히, 대전시장 선거는 현직시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후보들의 경쟁구도가 훨씬 복잡해졌다.

대전시장 선거는 염홍철 현 시장의 불출마 선언이후 과연 '염의 마음'이 어디로 향할지, 궁금해 하는 시선이 많다. 일각에서는 제3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노병찬 행정부시장에 대한 암묵적 지지가 이뤄질 것이라는 섣부르지만 그럴듯한 추측도 나오고 있다. 유력한 출마후보중 한명인 박성효 국회의원에 대한 '구원(舊怨)'이 작용할 것이란 배경이 한몫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노 부시장의 출마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많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아직은 많이 남아있는 공직기간이 과연 그가 도박과도 비교되는 선거에 참여할 용기를 내게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특히, 임명직인 중앙부처 차관자리와 선거를 통한 대전시장 자리 중 택일하라면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까. 노 부시장의 출마여부는 다자 경쟁구도인 새누리당 공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으며, 이는 구청장 선거 공천구도에도 파장이 미칠 가능성이 크다.

추석을 전후해 이뤄진 여론조사에서 가장 앞서 나가고 있는 박성효 의원은 출마 가능성이 높은가? 당내 또 다른 광역단체장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는 이학재 의원 등의 출마 여부 등과도 관계가 있어 보이는 그의 출마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만만치 않다는 시각이 많다. 염 시장과의 구원을 의식해서인지, 염 시장의 불출마 선언이후 상당한 유화 제스쳐도 엿보인다. 舊怨혹은 久怨을 '救援'으로 만들수 있다면, 그야말로 천군만마를 얻은 느낌일 것이다. 하지만 쉬워 보이지 않는것이 현실이다. 박 의원 입장에서는 강창희 국회의장과의 스킨십도 필요해 보인다. 박 의원이 강의장이나 염시장과 과연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넌 것인지, 박 의원의 출마 가능성을 폄하하려는 주변의 확대재생산된 말중의 하나인지는 잘 모르겠다. 무엇보다 국회의원으로서 주민의 선택을 받은 그가 출마할 경우 부작용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지역 주민을 어떻게 설득하고 이해 시킬수 있을지는 기본적으로 그가 풀어야 할 숙제다.

새누리당 후보중 가장 먼저 출마선언을 한 이재선 전의원은 선거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나? 3선의 관록을 지닌 이 전의원에 대해 주변에서는 탄탄한 조직력이 가장 강점이라는 분석을 한다. 그는 서구라는 가장 큰 지역구에서 기반을 다져왔다. 서구는 대전의 여론을 좌우할 만한 인구와 유권자 특성을 지니고 있다. 오랜기간 중앙무대에서 다져온 인맥도 그의 공천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아직은 인지도에서 박의원에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공천이 경선으로 이뤄질 경우 그의 잠재력은 만만치 않아 보인다.

민주당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권선택 전의원은 속이 답답해 보일 듯 하다. 박병석 국회부의장과 이상민 의원도 당내 대전시장 출마후보로 거론 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볼때 민주당에서는 권 전의원이 아직은 유일한 후보다. 제3후보론도 나오고 있지만, 실제 그럴 가능성 보다는 경선 흥행몰이를 겨냥한 당내 고민의 흔적이 엿보인다. 문제는 권 전의원이 생각만큼 인지도가 오르지 않고 있다는 점인데, 꾸준히 민심투어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상승여력이 있다. 두번이나 염 시장에 밀려, 출마를 접어야 했던 그이기에 이번 만큼은 각오가 남달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선진당에서 합류한 인사라는 한계가 그의 정치적 활동반경에 제약을 주고 있다. 박 부의장이 얼마전 그에게 적절한 직책을 맡기겠다는 의사를 피력한 만큼, 어떤 직책을 통해 그가 탄력있는 행보를 보일수 있을지 궁금하다. 일각에서는 중앙당 차원의 직책을 맡겨 선거행보를 도울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곧 드러날 안철수 신당의 면면은 얼마나 선거정국에 영향을 미칠까. 대전을 비롯한 충청권에서도 신당창당을 위한 준비가 한창인 듯하다. 기존 정당에서의 탈당으로 신당참여의 의사를 내비친 인사들도 나타나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전시장후보로 대기업 CEO출신에 전직 총리까지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마당이다. 하지만, 이는 그만큼 인물 수혈이 만만치 않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어쨌거나 안철수 신당이 출현할 경우 지역 선거는 3각체제로 급변할 수 밖에 없고, 그에따른 방정식과 함수는 더 복잡하게 만들어질 가능성이 크다.

선거는 진인사 대천명이다. 후보들 모두가 최선을 다하고 유권자들의 선택을 기다리는 것이다. 변수는 변수일 뿐이다. 변수보다는 상수가 우선이다. 변수에 따라 출렁이는 선거보다는 유권자를 위한 일꾼에 가장 적합한 후보가 당선이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