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차… 아닌척?' 중고차 소비자 상담 해마다 증가

'침수차… 아닌척?' 중고차 소비자 상담 해마다 증가

한국소비자원 지난해 301건 접수… 올 상반기만 118건 피해구제 6.7% 불과… 시트아래 곰팡이ㆍ흙 등 확인해야

  • 승인 2013-10-10 14:36
  • 신문게재 2013-10-11 9면
  • 이영록 기자이영록 기자
▲ 중도일보 DB
▲ 중도일보 DB

●중고차 소비자 상담 해마다 증가
#1. 30대 직장인 A씨는 지난 8월 중고차시장에서 2006년식 RV 차량을 1050만원에 구입했다. 하지만 다른 정비소에서 성능 점검을 받아본 후 침수 차량인 것을 알게됐다. A씨는 차량을 판매한 중고차 업체에 침수차량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며 구입가 환불을 요구한 상태다.
#2. 40대 자영업자 B씨는 지난 7월 2008년식 RV 차량을 1320만원에 구입했는데 다음달 밝을 곳에서 살펴보니 엔진룸과 주유구, 트렁크 밑에 흙이 묻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단골 카센터에 가서 차량을 점검한 결과, 침수 차량일 가능성이 높다는 말에 중고차 업체에 피해배상을 요구한 상태다. B씨는 “중고차 업체가 침수 차량인 것에 대해 전혀 언급이 없었다”며 “사기판매인 만큼 구입가 환급이나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침수된 중고 자동차 판매와 관련한 소비자 상담이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중고차매매 업체들이 침수사실을 숨기고 소비자에게 판매했다가 소비자들이 이를 뒤늦게 확인하고 분쟁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더욱 문제인 것은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이 차량을 판매한 중고차 업체로부터 구입가 환급이나 손해배상 등의 피해구제를 받은 경우가 극히 적은 실정이다.

▲침수 중고차 소비자 상담 급증=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침수 중고차 관련 소비자 상담은 2010년 115건이던 것이 2011년 220건, 2012년 301건, 올 상반기에만 118건에 달하고 있다. 2010년의 경우 상반기 31건, 하반기 84건이고, 2011년에도 상반기 65건, 하반기 155건, 2012년은 상반기 121건, 하반기 180건인 것을 살펴볼 때 하반기에 1.5~2.7배 가량 몰리고 있다. 이는 6~8월 태풍이나 장마 등의 영향으로 침수된 차량이 하반기에 중고차 매매시장으로 쏟아져 소비자 피해로 이어지는 것이다.

▲소비자 피해구제는 얼마나=2010년부터 올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중고 자동차 침수 관련 피해구제 건수는 52건.

이 기간 접수된 소비자 상담 건수는 754건인 것을 감안할 때 6.7%에 불과한 수치다. 피해 구제된 52건 중 57.7%(30건)는 침수 사실을 모른 채 자동차를 구입, 운행하다가 차량 고장으로 정비소에 들렀다 알게 된 경우다.

이어 카히스토리(보험사고 이력, 보험개발원 제공) 조회로 알게 된 사례가 10건(19.2%), 구입 후 다른 곳에서 중고 자동차 성능점검을 받아 보고 알게 된 경우가 6건(11.5%) 등이다.

▲침수 차량 식별 요령=자동차 내부에서 곰팡이 냄새 등 악취가 나는지 확인한다.

차량 시동을 걸어 에어컨이나 히터를 작동한 뒤 악취가 나는지 꼼꼼하게 살핀다. 연료 주입구나 도어트립, 시거잭, 시트 사이, 트렁크 내부 공구 주머니 등에 흙이나 오물이 묻어 있는지 확인한다. 또 안전벨트를 끝까지 당겨 흙이나 오염된 흔적이 있는지 살핀다.

전조등이나 후미등 속에 오물이나 흙이 들어 있는지 체크하고, 보닛을 열어 엔진룸 내부에 흙이나 오물이 묻어 있는지 구석구석 확인한다. 머리받이 탈착부나 트렁크 내부 공구, 예비 타이어, 시트 아래, 스프링 등 금속 부위에 녹이 슬어 있는지 살핀다. 카히스토리를 조회해 보고, 평소 다니는 정비소나 자동차 전문가에게 의뢰한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침수 차량 구입을 피하기 위해서는 손이 잘 닿지 않는 곳에 악취가 나거나, 흙 또는 이물질 등으로 인한 오염된 흔적이 없는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에 따라 중고차 매매업자는 차량의 구조ㆍ장치의 성능 및 상태를 점검하고 그 내용을 보증해 발행하는 '중고자동차 성능ㆍ상태 점검기록부'를 소비자에게 발급해야 하는 만큼 중고차를 구입할 때 반드시 챙겨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5.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1.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2.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3.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4.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5.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