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처분을 계획하고 문의하는 차주 또한 급증하는 상황이어서 과잉공급에 따른 시세가 하락이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9일 중고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추석이 지나면서 차량 소유주들의 처분 문의가 30% 이상 증가했다.
추석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차량 시세가 하락하는 시점에도 불구하고 차를 팔려는 차주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타던 차를 추석과 같은 명절 이후 여유 있게 처리하려는 소비자 심리로 인해 매물이 대거 유입되는 상황이다.
실제 중고차사이트 카즈의 경우 소비자가 타던 차를 판매하는 '내차판매' 문의량이 추석 직후인 지난달 넷째주에 3276건에 달했다.
추석 직전인 셋째주에는 2006건에 불과해 63.3% 급증했다.
대덕구의 A중고차 매매업자는 “1년 중 설이나 추석, 여름휴가 이후에 차량을 처분하려는 차주들의 매매 문의가 반짝 증가하는데 올해 역시 30~40% 가량 늘었다”며 “하지만 매물이 많이 쏟아지다보니 당연히 시세는 낮아져 실망하는 차주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중고차 시세는 연식이나 주행거리, 사고유무 등에 따라 크게 결정되지만 시기에 따라서도 가격의 등락을 보인다.
설과 추석, 여름 휴가철이 지나면 중고차 시세가 하락하는 것이 보통이다.
특히 추석 이후의 매물 증가 원인으로는 차주들의 연식 변경 우려가 가장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차량 연식은 중고차 시세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1년 연식 차이에 따라 수십, 수백만원의 시세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연식이 바뀌기 전에 제값을 받고 팔려는 차주들이 늘면서 매물이 쏟아지는 것이다.
이에 대해 중고차 전문가들은 시세 하락을 최소화하고 제값을 받기 위해서는 늦어도 10, 11월 이전에 차량을 처분하되 되도록 설이나 추석, 여름휴가 이전에 처분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수요보다 공급이 많으면 당연히 가격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유성구의 B중고차 매매업자는 “상당수 차주가 연식 변경을 우려해 12월이 지나기 전에 차량 처분을 희망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미 시세가 결정된 이후여서 큰 손해를 볼 수 있다”며 “자동차가 필수품이 된 요즘 누구나 한 번쯤은 타던 차를 처분해야 하기 때문에 구입을 위한 정보뿐 아니라 판매를 위한 정보도 수시로 체크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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