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용은 '불법' 자가용은 '제외'… 단속 권한도 '제각각'

●이슈 집중취재-대형차량 밤샘주차 단속 형평성 논란

＃장면1. 대전시 한 구청 직원이 대형차량 밤샘주차 단속을 요구하는 민원을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관련법규에 따라 0시부터 4시 사이 1시간 이상 차고지 외에 불법주차한 대형차량에 한해 과태료 20만원을 부과할 수 있어 밤늦은 시각 현장을 찾았다. 현장에 도착한 구청 담당자는 길게 늘어선 대형차 행렬을 발견하고 단속을 실시했지만, 10여대의 차량 중 단속된 차는 단 5대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단속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형차량의 밤샘주차 단속 권한이 제각각 이어서 단속을 힘들게 하고 있다. 영업용과 자가용 대형차량의 경우는 형평성 논란까지 일고 있다.

도로에는 대형화물차를 비롯해 버스, 건설장비까지 다양한 종류의 대형차량들이 불법주차돼 있는 경우가 다반사다. 시민들이 볼 때는 똑같은 대형차량이지만 차량에 따라 허가 주체가 달라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대형화물차 중 영업용(노란색 번호판)과 자가용(흰색 번호판)은 더욱 심각하다. 똑같은 차량이라도 번호판에 따라 단속 대상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영업용 (노란색 번호판)의 경우 1.5t 이상은 차고지 등록을 해야한다. 영업용 차량은 밤샘주차시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라 각 구에서 단속을 실시한다.

반면 자가용(흰색 번호판)은 2.5t 이상 차량을 허가받으려면 차고지를 차량사업소에 신고하면 된다. 그러나 밤샘주차에 대한 법이 존재하지 않아 단속에서는 제외된다.

한 구청 담당자는 “민원을 받고 나가면 흰색과 노란색 번호판이 뒤섞여 있어 처리에 애를 먹고 있다”며 “형평성에도 어긋나는 것 같고, 단속 후에도 재차 민원을 받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또 버스와 건설기계의 경우도 한명이 단속을 할 수 없다.

버스는 시에서 관리를 하고 있으며, 건설기계와 대형화물차는 구에서 각각 담당자들이 하고 있다. 따라서 합동으로 단속을 실시하거나, 따로 단속을 해야한다.

이상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