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입문이 닫히지 않도록 고정시켜 놓는 용도로 사용한 소화기, 장애물에 가려져 있는 소화전, 방화셔터가 내려오는 곳에 설치된 LED홍보판 등 충남도청의 소방법 위반 사례가 곳곳에서 발견됐다. |
충남도청사내 곳곳에서 소방법을 위반한 사례가 눈에 띄어 공무원들의 안전불감증이 도마위에 올랐다.
화재발생시 반드시 필요한 소화기는 제자리에 없었고 방화문은 닫히지 않도록 고정돼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했다.
8일 본보가 도청사내 곳곳을 확인한 결과, 거의 모든 층에서 화재시 초기진화에 쓰이는 소화기가 제자리에 없고, 없어진 소화기는 비상구의 방화문이 완전히 닫히지 않도록 고정시켜 놓는 용도로 사용하거나 사무실 출입문을 고정 시키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었다.
또, 소화전이 설치된 곳에는 의자나 장애물을 적치해 놔 소화전이 완전히 개방되지 않도록 방해를 하고 있는 곳도 눈에 띄었다.
소방시설 설치ㆍ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제10조(피난시설, 방화구획 및 방화시설의 유지ㆍ관리)에 따르면 ▲피난시설, 방화구획 및 방화시설을 폐쇄하거나 훼손하는 등의 행위 ▲피난시설, 방화구획 및 방화시설의 주위에 물건을 쌓아두거나 장애물을 설치하는 행위 ▲피난시설, 방화구획 및 방화시설의 용도에 장애를 주거나 '소방기본법' 제16조에 따른 소방활동에 지장을 주는 행위 ▲그 밖에 피난시설, 방화구획 및 방화시설을 변경하는 행위는 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도민들에게 모범이 되어야할 도청 공무원들은 보란 듯이 소방법을 위반한 채 업무를 보고 있었다.
소방법 위반 사례는 다방면에서 노출됐다.
방화셔터가 내려오는 곳에는 주요행사 일정을 알리는 LED홍보판이 설치돼 있어 유사시 방화셔터가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할 것으로 우려됐다.
특히 소방과 관련해 도민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소방안전본부 조차 소화기로 방화문을 고정시켜 놓거나 사무실 출입문이 닫히지 않도록 해놓고 업무를 보고 있어 공무원들의 안전불감증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물론 도청사내 비상계단과 통로는 피난을 방해하는 장애물 없이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었지만, 소화기로 방화시설이 제 기능을 못하게 하는 것은 명백한 소방법 위반 사례로 유사시 더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달 13일 3명이 숨지고 5명이 부상당한 충북 보은 유흥업소 화재 사건도 소방법만 잘 지켜졌다면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을 수 있었던 안타까운 사고였다.
이처럼, 소방법은 화재에서 소중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 만든 법으로 작은 부분이라도 신경써서 지켜야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교수는 “사고는 불시에 일어나는 것이지 예고를 하고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며 “사소한 부분일지라도 법을 잘 지켜 예방과 함께 더 큰 사고로 이어지는 것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확인된 위반 사례에 대해서는 즉각 조치를 취하겠다”며 “앞으로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교육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내포=정성직 기자 noa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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