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숙영 대전대 뷰티건강관리학과 교수 |
벚나무의 낙엽이 보이더니 이젠 초록이 날마다 단풍 옷을 갈아입고 가을을 뽐낸다. 인생이 후회 없을 리 만무하지만, 그 무더운 여름을 보내고 가을을 맞이한 자연처럼 나 또한 가을의 문턱에 들어 선 나이임을 알아차린다.
동창회 후 요즘은 메신저를 통하여 하루의 소소한 일상과 세상사는 이야기를 전한다. 세월이 지났어도 친구들을 한 눈에 알아 볼 수는 있었으나 긴장하고 수줍은 표정으로 한명씩 등장하던 중년의 모습은 좀 낮 설기도 했다.
그동안 살아온 이야기와 대학시절로 돌아간 추억담은 시간 가는 줄 몰랐고 한참이 지나서야 남 학우들의 고민거리가 등장했다. “넌 언제 그렇게 다 날라 갔냐”는 어느 친구의 말에 모두박장대소하며 웃지만 세월의 흔적은 감출 수 없는 일이다.
흰머리가 보이고 살이 후덕하게 쪘으며 주름과 뱃살은 나이테처럼 헤아려지다 탈모가 공통 화제로 등장했다.
모발은 피부의 부속기관으로 단단하게 밀착된 각화세포로 이루어진 고형의 원추섬유이다. 신체 전반에 여러 형태로 존재하며 신체를 보호하는 기능과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사용된다.
머리털을 포함해서 우리 몸에 나 있는 모든 털은 일정한 성장기간이 지나면 성장이 정지되고 퇴화기와 휴지기를 거치면서 빠지고 다시 새로운 털이 나는 것을 되풀이 한다. 하루에 70~100개 탈모는 자연탈모로 생리적인 것이다. 하지만 100개 이상 비정상적으로 많이 빠져 모발이 성기게 되면 이상탈모로 간주하여 상담과 전문적인 관리를 필요로 한다.
성인의 20~30%가 탈모로 고민하고 있으며 점점 증가하는 추세이다. 탈모환자들은 대인관계에서 소극적인 성향을 띄게 되어 사회생활에 지장을 받고 있으며, 놀림을 받았던 경험이 있거나 나이가 많은 사람으로 오인 받는 경우도 조사결과 나타났다. 이는 심한 탈모증이 결혼과 취업, 직장생활 등에 있어서 마이너스로 작용하며 본인 스스로가 탈모 사실에 대한 콤플렉스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탈모를 완치시킬 수 있는 약물을 개발하면 노벨상을 탈것이라는 말이 있듯이 탈모의 원인이 다양하므로 그 치료법을 알아낸다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대표적인 탈모의 원인으로는 첫째, 유전적인 원인으로 자녀가 그 부모의 형질을 닮는 것이다. 둘째, 영양장애로 단백질 섭취의 부족은 모발의 원료에 해당되는 영양분의 부족으로 탈모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무리한 다이어트나 편식, 비타민, 미네랄 섭취가 부족해도 탈모를 유발하는 원인이 되므로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셋째, 내분비장애로 내분비의 대표적인 물질이 호르몬이다.
호르몬은 너무 많이 분비되거나 너무 적게 분비되어도 질병을 일으킨다. 탈모와 관련된 호르몬은 성호르몬과 갑상선호르몬이 대표적이다. 넷째, 여러 종류의 남성호르몬 가운데 탈모와 관련된 두 종류의 호르몬이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과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ihydrotestosterone) 즉, DHT이다. 테스토스테론은 남성성장에 필수적인 호르몬인 반면 DHT는 탈모를 유발하면서도 체모성장을 촉진시킨다. 테스토스테론이 5알파-환원효소와 결합해 만들어진 호르몬이 DHT이다.
이 효소는 주로 모낭, 피지선, 전립선, 등 남성적인 특징을 나타내는 곳에 분포되어 있으며 DHT 호르몬은 단백질 합성을 저해하여 모발을 만들어내는 세포들이 죽게 되어 머리카락 수가 줄어들게 된다. 5알파-환원효소가 분포되어 있는 모낭 중에서도 앞이마와 정수리가 테스토스테론과 특별히 반응을 잘 일으켜 탈모가 잘 진행된다.
그 밖에도 혈액순환의 장애, 스트레스, 약물로 인한 대사 장애, 환경적 요인, 모낭충, 두부의 압박, 비듬 등의 원인을 들 수 있다. 탈모의 원인과 종류, 특성을 알고 그 접근방법을 찾아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