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드 동물 맞교환, 직원경험에 의존 '알음알음' 진행

  • 정치/행정
  • 대전

오월드 동물 맞교환, 직원경험에 의존 '알음알음' 진행

시스템구축, 기록으로 남기는 체계시급

  • 승인 2013-10-07 18:02
  • 신문게재 2013-10-08 2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속보>=다른 동물원에서 대전 오월드에 반입된지 4개월 만에 폐사한 그물무늬 기린은 이물질 섭취에 따른 장폐색이 원인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본보 4일자 2면 보도>

다른 동물원과 맞교환한 희귀동물이 어이없이 폐사하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동물 교환전에 검수하고 기록을 남기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전도시공사가 운영하는 오월드는 지난해 4월 A동물원에서 수컷 그물무늬 기린 한 마리를 오월드의 흰오릭스와 교환하는 방식으로 들여왔다. 암컷 기린 두 마리가 있던 오월드는 번식을 위해 수컷이 필요했고, A동물원도 필요한 동물을 얻는 방식으로 동물원간 맞교환이 이뤄졌다. 그러나 맞교환해 오월드에 들여온 기린이 4개월 만에 폐사했고, 부검한 결과 이물질이 내장의 운동을 막아 병을 유발하는 장폐색으로 확인했다. 기린이 먹어서는 안 될 물질을 섭취했다가 장에 들러붙어 결국 손쓸 새 없이 폐사에 이른 것으로 분석했다. 그나마 그물무늬 기린이 사고를 당하기 전 짝짓기에 성공해 지금은 건강한 수컷 새끼 기린이 오월드에서 자라고 있다.

대전오월드 관계자는 “몸 밖에 상처가 있었다면 곧바로 치료할 수 있었겠지만, 기린은 현재의 의학기술로는 마취해 수술할 수 없어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동물원간 희귀동물을 맞교환하는데 담당자들의 경험과 동물의학에 의존할뿐 시스템은 아직 정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2005년 멸종위기종 보호법률이 강화돼 희귀한 동물을 외국에서 수입하기 더욱 어려워졌고, 근친교배를 예방하려 동물원간 동물 교환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오월드 역시 올해 동물원간 동물 맞교환으로 퓨마, 표범, 왈라루, 샴악어 등 4종 7마리를 반입했고, 지난해에는 11마리, 2011년에는 파충류과의 동물을 확보한 바 있다. 또 2010년 대전의 자매도시인 일본 삿포로시의 마루야마동물원에서 다람쥐원숭이 8마리를 구해와 현재는 16마리까지 번식하는 등 성공적 동물 맞교환 사례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같은 동물원간 동물교환은 현재까지 동물원 담당자의 경험과 의학지식으로 알음알음 진행되는 게 현실. 동물상태에 대한 현지조사 보고서나 질병 경력 등의 검사보고서를 작성하지 않거나 족보와 같은 동물의 원인별기록부만으로 교환이 이뤄져 왔다. 때문에 맞교환하는 동물에 대해 정확히 확인하고 기록으로 남기는 교환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오월드 관계자는 “동물원에 다양한 종을 확보하고 안정적인 번식을 위해서는 동물원간 동물교환이 꼭 필요한 상황으로 교환 때마다 철저하게 검수를 벌였지만, 기록으로 남기지 않았다는 문제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5.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1.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2.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3.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4.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5.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