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도안신도시 15블록 현대아이파크 1053가구에 대한 입주가 시작되면서 대전지역에 신규 아파트 물량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신도시 개발에 따른 이주가 뚜렷한 것은 둔산동에서 도안신도시로 향하는 지역민들이다.
그러나 이같은 이주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둔산동 아파트에 거주하는 오순미(57)씨의 경우, 자금 문제와 편의시설 문제로 이주를 해야 할 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상황이다.
2억원 이상되는 30평형대 둔산동 아파트에 살고 있지만 아직 대학을 재학중인 자녀가 있고 1억원 이상되는 대출을 받기에도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야말로 '있을 게 다 있는(?)'둔산동을 포기하고 이사를 가는 게 오씨로서는 쉽지만은 않은 결정이다. 매일 오전 백화점 스포츠센터를 이용하고 쇼핑, 의료 등 다양한 생활이 둔산지역 패턴에 맞춰졌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오씨는 1500여만원의 자금정도로 기존 아파트에 대한 인테리어 견적도 받아놓는 등 이래저래 결정을 내리지는 못하고 갈팡질팡하고 있다.
이와 달리, 기존 아파트의 매매가 되질 않아 분양을 받아놓은 도안신도시 아파트를 프리미엄만 받고 매도한 둔산 아줌마들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성희(50)씨는 둔산동 아르누보팰리스에 거주하고 있으며 최근 입주가 시작된 도안신도시 현대아이파크 아파트 분양도 받아놓은 상태다. 그러나 둔산동 아파트가 팔리지 않아 분양받은 도안신도시 아파트는 일정정도 프리미엄을 받아 팔고 그대로 둔산에 머물게 됐다.
로열동에 분양을 받은 만큼 프리미엄을 챙길 수 있었지만, 염원했던 신도시 이사를 하지 못해 한씨도 풀이 죽은 표정이다.
한씨는 “둔산동에서도 대형평형대에 살고 있는 만큼 지금의 아파트를 매도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어서 당분간 둔산에 머물러야 할 것 같다”며 “신도시 아파트를 전세를 놓을까 했지만 일정부분 자금사정도 생각해야 돼 거래가 살아나고 있는 최근 시기에 맞춰 매도했다”고 말했다.
둔산동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이미 분양을 받은 도안신도시 아파트를 전세로 돌리는 경우도 많다. 이같은 상황으로 도안신도시 아파트가 상당수 전세 세입자들로 채워지기도 한다.
지역의 한 부동산전문가는 “도안신도시를 분양받은 이사를 가는 실거주자들 역시 많이 있지만 아직도 둔산지역에 거주할 것이냐 도안신도시로 옮길 것이냐에 대한 고민은 쉽게 해결하기는 어려운 모습”이라며 “아파트 매매 및 거주에 대한 결정에서 주부들의 의견이 대부분 반영되는 만큼 향후 편의시설이 좀더 갖춰지는 시점에서는 도안신도시의 실거주자들이 급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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