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학점 논란' 충남대 교수 청구 기각

“대학 윤리위 회의록 공개거부 정당” 법원 “진정인인 학생들 보호… 비공개로 원고 불이익 없어”

'F 학점' 논란을 빚었던 충남대 A 교수에게 대학 윤리위원회 회의 자료를 공개하지 않는 건 정당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대전지법 제1행정부(재판장 김미리)는 A(48) 교수가 충남대 총장을 상대로 제기한 정보비공개 결정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7일 밝혔다.

A 교수의 강의를 수강한 일부 학생들은 A 교수가 2012년 8월, 1학기 성적처리를 부당하게 했다는 취지의 진정을 대학 측에 제기했다. 진정을 접수한 충남대는 대학윤리위원회를 통해 조사하도록 결정했다.

조사에 나선 윤리위는 진정내용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A 교수에게 2012학년도 1학기 일부 과목에 대한 전체 학생의 시험지와 답안지, 채점기준표, 학점 산정기준, 성적평가표 등을 제출할 것을 여러 차례 요구했다.

하지만, A 교수는 진정을 제기한 것으로 추정되는 일부 학생들의 답안지만 제출하고 나머지 자료 제출은 모두 거부했다. 그러면서, 같은 10월 대학 측에 진정과 관련해 윤리위에 제출된 진실규명 요청서와 관련 제출서류 일체, 윤리위 회의록과 속기록, 녹취록 등을 요구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자료공개 요청에 대해 비공개를 의결한 윤리위 심의회의록과 속기록, 녹취록도 요구했다.

하지만, 대학 측은 A 교수의 요구를 거절하고 비공개를 결정했다. 이에 A 교수는 소송을 제기했다. A 교수 측은 “요청 정보가 정보공개법에 규정된 비공개대상 정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원고가 윤리위 조사에 임하기 위해 정보 공개가 필요하고, 이는 윤리위의 공정성과 투명성 보장에도 도움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대학 측은 “요청 정보는 정보공개법상 감사와 감독, 의사결정과정 또는 내부검토과정에 있는 사항 등으로 공개되면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대학 측의 손을 들어줬다.

우선, 요구 정보는 윤리위의 조사나 내부 검토과정에 있는 사항으로 공정한 업무 수행에 지장을 줄 수 있고, 성적을 임의로 조작해 객관적 평가를 하지 않았다는 진정을 낸 학생들을 원고로부터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 사실 여부 확인을 위해 윤리위의 거듭된 자료 요구에도 원고가 제대로 응하지 않았고, 윤리위의 규정에도 윤리위 활동에서 취득한 일체의 사항을 비밀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정보가 공개되지 않는다고, 원고에게 무슨 커다란 불이익이 생긴다고 보기도 곤란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의 처분에 어떠한 위법이 있다고 비난하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