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도 출퇴근 시간에 차가 밀리는 날이 많다고 설명한 A씨는 “내년에 3단계 이전이 완료되면 지금보다 차량운행이 3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청사 인근 도로의 정체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대전에서 세종청사로 출퇴근하는 공무원 B씨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실제, 대전시내와 세종청사를 잇는 일부 구간에서 '병목현상'이 이미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세종청사가 조성되면서 대전 등 인근 도시에서 청사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이 갈수록 늘고 있는 가운데, 대중교통 활성화 등 내년 말 3단계 이전을 고려한 교통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완공된 세종청사에는 5500여명의 공무원이 상주하고 있고, 1일 평균 1000여명의 방문객이 청사를 방문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여기에 올해 2단계와 내년 3단계 이주 공무원까지 합하면 모두 1만4000여명이 세종시로 옮기게 된다. 늘어나는 공무원으로 인해 차량운행도 현재보다 약 3배 가까이 증가할 것이라는 게 세종청사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세종청사의 입주를 고려해 대전시와 세종시는 출퇴근 시간대 청사 이전 공무원을 위한 세종권 출퇴근 통근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세종청사 공무원들의 교통불편을 해소해 원활한 업무처리를 돕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문제는 이 같은 정책에도 대중교통 이용자들이 예상보다 적다는 점이다.
또 정부와 세종시가 당초 계획한 자전거 활성화 정책도 자전거도로 내 적치물과 도로 연계성 부족 등으로 '헛바퀴'만 돌고 있다. 실제 세종청사에서 자전거 출퇴근 공무원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곳곳에 자전거도로는 점점 확대되고 있지만, 활성화 정책 부재 등이 이유다. 행복도시건설청 등에 따르면 올해 자전거도로 개설 및 시설 설치 외 활성화 정책 예산은 사실상 미미한 수준이다.
세종시 예산에 반영된 활성화 정책 예산으로는 유지보수비 2000만원과 교육비 500만원에 불과하다.
대중교통 활성화와 함께, 자전거 활성화 정책 등은 내년 세종청사의 3단계 이전을 앞두고 정부가 풀어나가야 할 과제로 보인다.
국무조정실 세종시지원단 관계자는 “세종청사 이전 공무원 지원대책과 함께 현지 생활불편 개선대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대중교통 등 이전 초기에 발생하는 문제점 해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행복도시 건설 예정지역이 2030년에는 교통대란 지역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세종시가 한국교통연구원에 의뢰해 작성한 광역권 지방대중교통 기본계획 수립연구 용역안에 따르면, 2030년 예정지역(73.14㎢) 인구밀도는 ㎢당 6836명으로 분석됐다. 이는 지난해 기준 서울을 제외한 전국 대도시권에 비해 2~3배가량 높은 수치다.
세종=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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