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계절' 가을을 맞아 책 읽기 행사가 곳곳에서 펼쳐지는가 하면 학생들을 중심으로 글짓기 행사가 활발하게 펼쳐졌었다. 그러나 요즘은 그 같은 행사가 과거와 달리 좀처럼 눈에 띄지 않는다. 독서행사나 글씨기 행사가 대부분 사라져간 것이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인문학 자체가 점차 고사해가는 실태만 보더라도 그 심각성을 알 수 있다. 어디 그뿐인가. 독서인구가 줄어들면서 문을 닫는 서점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모습에서도 그 심각성을 짐작할 수 있다.
지난 2003년도에 2247개에 달하던 지역 서점이 2011년 1752개로 급감했다. 특히 10평 미만인 동네 서점은 같은 기간 동안 914개에서 무려 74개로 줄어들었다는 것이 한국서점조합연합회의 전언이다. 우리 지역 대전 역시 예외일 수 없다. 대전지역의 대표 서점 가운데 하나인 '대훈서점'이 지난 2009년 경영난으로 문을 닫은데 이어 지난해에는 대전시청 인근의 '베스트프렌드북스'와 '세이문고'가 문을 닫았다.
급기야 지역의 서점주 68명이 올해 초 협동조합 설립을 통해 자립기반을 마련키로 했다. 지난해 12월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되면서 전국적으로 다양한 협동조합 설립이 추진 중인 가운데 지역 서점가에도 협동조합이란 대안책이 등장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마저도 불안한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그러나 인문학이 경시되고 책을 읽지 않는 사회의 미래는 단언하건대 결코 희망적이지 못하다.
갈수록 줄어드는 일자리와 치열한 경쟁력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남들과 다른, 상상력에 기초한 새로운 창의력이 바탕이 돼야 하는 것이다. 인문학과 독서는 그 같은 창의력의 기반이 되는 원동력 아니던가. 오늘날 청소년들에게 부족한 인성을 키우는 지름길 역시 독서와 인문교육이 바탕이 됨을 고려할 때 가을 축제도 좋지만 다양한 문예행사도 함께 펼쳐져 인문학의 불씨를 부여잡는 계절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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