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교육청은 본보 취재가 시작되자 뒤늦게 초등학교에 공문을 보내고 지도점검에 나선다는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이미 아이들에게 유행처럼 번졌고 제조업체에 대한 현실적 제재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초등학교 앞 도박딱지 학부모들 분통=학부모들은 한결같이 분통을 터트렸다. 자녀가 이 같은 돈 따먹기 게임에 빠진 사실도 아는 학부모는 거의 없었다.
단순히 캐릭터 딱지 게임에 아이들이 빠진 것으로 생각했고 친구끼리 동전을 따먹는 행태는 상상도 못했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김모(42ㆍ유성구 관평동) 씨는 “아이들이 딱지치기로 캐릭터를 수집한다는 이야기는 들었다. 돈 따먹기를 하는지는 상상도 못했다”며 “아이들에게 이런 물건을 제작판매하는지, 자기 자식들에게도 이런 교육을 할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정모(36ㆍ서구 관저동)씨는 “몇 해 전에도 플라스틱 딱지를 봤는데 거기에는 100원짜리 동전을 넣을 수 있는 홈이 없었다”며 “언제부터인가 생긴 100원짜리 동전이 들어가는 홈을 만든 상술에 기가 막힐 뿐”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도박 딱지가 도시는 물론 시골에서도 판치고 있다는 것이다.
김모(35ㆍ금산)씨는 “어느 날 아이들이 딱지를 들고왔다. 자세히 보니 딱지 중앙에 100원짜리 동전이 들어 있었다. 어떻게 이런 물건을 판매하는지 어이가 없다”고 힐난했다.
▲교육당국 지도점검 어떻게=교육당국도 지도점검에 나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어떠한 형태의 지도점검이 될지는 미지수다.
도박 딱지를 제작한 제조판매업체에 현실적 제재를 할 수 있는지는 미지수다.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교육당국이 업체 측에 100원짜리 동전을 넣는 홈을 없애고 제작, 판매하도록 권고하는 수준 정도다.
하지만, 제조업체 입장에서도 할 말이 없는 건 아니다. 제조업체가 아이들에게 직접적으로 100원짜리 동전을 넣고 게임을 하도록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업체 측은 홈에 전용코인을 넣도록 했지만, 크기가 비슷한 100원짜리 동전을 사용하는 당사자는 아이들이다.
교육청이 선택한 건 지도점검을 요청하는 '공문'이다. 대전교육청 관계자는 “초등학교에 사행성 게임 여부 등 공문을 전달할 계획이다. 앞으로 현장 지도점검에 나설 예정이며 교육부에도 보고하고 협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조성수 기자 joseong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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