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 교과과정 이외의 시간을 다양한 형태로 활용하면서 학생들의 꿈과 끼를 길러야 하는 방과후학교 정책 취지가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민주당 유기홍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12년 방과후학교 운영 현황'에서 나왔다.
이에 따르면 대전 292개 초·중·고에는 모두 2만 1315개의 방과후학교 강좌가 개설된 가운데 국·영·수가 1만 개로 전체의 46.9%에 달했다. 과학은 12.7%(2714개), 체육 6.6%(1398개), 음악 5.0%(1062개), 미술 3.8%(812개), 기타 25%(5329개) 등의 순이었다.
충남 역시 이같은 사정은 마찬가지다.
738개 초·중·고에서 3만 3060개의 강좌가 운영되고 있지만, 국·영·수가 1만 4675개로 전체의 44.5%에 달했다. 과학 9.5%(3152개), 음악 8.2%(2727개), 체육 8.0%(2638개), 미술 6.0%(1969개)이 뒤를 이었고 기타는 23.9%(7899개)로 나타났다.
대전과 충남 모두 세종시를 제외한 전국 16개 시·도 평균 42.4%를 웃돌았다.
이처럼 방과후학교 강좌가 국·영·수에 편중되는 이유는 수능에 3개 과목이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는데 따른 것이다.
일선 교사들도 이같은 점을 인정하고 있다. 대전 모 일반고 교사는 “수능 점수가 곧 학교의 서열화로 이어지기 때문에 학교 입장에서도 국·영·수 수업을 단 1시간이라도 더 할애하려고 한다”며 “방과후학교에서는 학생들이 다양한 분야를 고루 경험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다”고 푸념했다.
일각에서는 방과후학교의 입시 위주 운영에 대해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유기홍 의원은 “방과후학교가 국어 영어 수학에 편중되면서 입시경쟁에 불을 지피는 형국으로 개선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방과후학교 학생 1인당 월평균 강좌 수는 대전 3.4개, 충남 3.3개로 전국평균(2.7개)보다 많았고 1인당 월평균부담액은 대전 2만 8629원, 충남 2만 5467원으로 전국평균(3만 1314원)보다 쌌다.
전국적으로는 고등학교(58.4%), 중학교(43.0%), 초등학교(29.0%)로 상급학교로 올라갈수록 방과후학교 국ㆍ영ㆍ수 편중이 심했다.
과학고(43.1%) 외국어고(64.4%) 등 특목고는 평균 57.7%로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