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영 한국은행 미시제도연구실 전문연구원이 지난 2일 밝힌 '인구구조 변화가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란 보고서에서는 국내 노동시장의 중심이 고령화로 인해 40세 이상의 중장년층으로 옮겨갔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지난 1990년 38.9세에서 23년만에 5.1세 증가했다. 한국의 고용시장이 빠르게 늙어가고 있는 것이다.
1980년 노동시장에서 40세 이하의 계층은 61%를 차지했으나 지난해 45%로 낮아졌다. 반면에 40세 이상은 39%에서 55%로 확대됐다. 고용비율이 중장년층으로 옮겨간 주된 요인은 외환위기 이후 고용이 크게 늘지 않는 상황에서 베이비붐세대의 재취업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들 베이비붐세대의 경우 노후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탓에 취업시장에 머물면서 젊은층의 고용을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해왔던 것이다.
그러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청년층의 고용 확대가 시급한 실정이다. 2011년의 경우 OECD 34개 국가 가운데 우리나라의 고령층 고용률은 7위인 반면, 청년층 고용률은 29위를 기록했다.
오늘날 지자체의 일자리 창출 방안을 살펴보면 상당수가 일회성 사업으로 흐르는 경향이 강하다. 청년 일자리 사업보다는 노인 일자리 사업이 많은 실정이다. 실례로 도로변 횡단보도 신호등 앞에서 깃발을 들고 서있는 노인들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노인 일자리 창출을 중단하자는 것은 아니다. 청년층 일자리 창출 사업과 적절한 안배를 통해 예산 배정을 하자는 것이다.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층의 경우 대학을 졸업해도 여러 해 동안 취업난에 허덕이는 현실을 자치단체도 책임의식을 갖아야 할 때다. 미래 성장의 주역인 젊은층 고용 확대를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의 뒷받침을 강화함은 물론 고용의 유연성을 제고하는 노력 또한 자치단체도 함께 생각하자. 아울러 고령화가 심화되는 고령사회에 맞춰 고령층의 고용 환경에 대한 정책적 배려 역시 필요한 시점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