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돈 따먹기 딱지놀이는 심지어 유치원생에게도 번지고 있다. 액수의 많고 적음을 떠나 돈을 넣는다는 점에서 기존의 유희왕 카드 게임이나 포켓몬스터 캐릭터 딱지치기와는 또 다르다. 딱지에 동전을 넣게 제작된 것부터 놀이와 도박의 경계를 생각하게 한다. 아이들 놀이문화로 이해하기엔 부적절한 게임이다.
동전딱지 뒤집기 한 판에 600원 꼴로 왔다 갔다 해 속칭 고스톱 못지않다는 지적도 있다. 이런 아이들 뒤엔 꼭 동심을 이용하는 어른들의 얄팍한 상술이 자리한다. ‘대왕딱지’로 미끼 상품 마케팅을 벌이고 일부 문구점들은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딱지 물량 확보에 혈안이 될 정도라 한다. 아이들이 딴 딱지는 현금화가 가능한 점도 도박을 상당히 닮았다.
사회적 통념은 놀이 참여자가 사행성을 두면 도박이다. 동전딱지 역시 단순한 놀이라고 옹호하기엔 정도를 지나쳤다. 동심을 좀먹는데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고 모호한 태도를 보일 일은 아니다. 아이들에게 도박과 오락의 구분은 애매하지 않아야 한다. 4대악 척결의 잣대를 들이댄 학교 앞 불량식품과 같이 규제가 필요한 유해한 놀이다.
놀이와 도박은 결과적인 측면에서 전혀 다르다. 오락적이냐 사행적이냐의 기준은 이미 나눠진 셈이나 다름없다. 딱지 구입에 돈을 펑펑 쓰는 데다 돈이 오가는 도박성이 내포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의 조언대로 도박성을 띤 행동을 하면서 게임 캐릭터를 모은다고 착각한다면 매우 위험천만하다.
이런 잘못된 인식에 길들여지면 더 강렬한 자극을 찾고 강한 좌절을 경험하는 등 전형적인 도박 중독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어릴 적 놀이 체험은 성인이 된 후 건전한 여가문화와도 깊은 연관성을 갖는다. 화투판, 윷놀이판에서 보드카페까지 사행성 행위가 판치는 사회의 어두운 그늘이 아이들에게 드리워져서는 안 된다. 동전딱지의 심각한 실태를 안다면 놀이인지 아닌지 명시적인 기준은 더 필요하지 않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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