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씨는 “아파트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상황에서 그나마 내집을 마련해 기쁘다”면서도 “하지만 향후 아파트가격이 오를 지 아니면 떨어질 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괜스레 걱정도 앞선다”고 말했다.
정부가 주택 거래 활성화를 위해 대대적으로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정작 지역 아파트가격이 향후 오름세로 나아갈 수 있을 지에 대한 걱정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일부에서는 아파트가격 바닥론을 주장하고 있지만 상승 가능성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무작정 주택을 사기에는 생애최초내집마련을 꿈꾸는 세입자로서는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정부는 지난 1일 공유형 모기지 시범사업에 대한 신청을 마감했다. 1~1.5%의 저금리 대출을 마련해줘 처음으로 주택을 장만하는 수요자들에게는 당장의 이자부담은 줄었다. 또 올해 안에 추가로 2000명에 대한 모기지 지원도 예고되면서 집을 사려는 세입자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여기에 생애최초주택마련 대출의 경우, 연 3% 안팎의 대출금리를 적용하고 있어 주택 매입희망자들에겐 이 제도 역시 도움이 된다.
이렇게 정부가 일단 대출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혜택을 제공하며 매매 시장을 활성화하고 있지만 생애최초주택마련 희망자들의 불안감을 모두 없애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와 새누리당에서는 아파트가격이 이미 바닥을 드러냈으며 상승세로 접어들 것이라고 하지만 지역별로 상황은 다를 수 있어서다.
황성운(31·중구 대흥동)씨는 “대출금리가 낮더라도 향후에는 다 갚아야 할 돈인데 소득규모가 크게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아 대출 자체가 겁난다”며 “아파트 가격 자체가 비싸 신규 분양 아파트로는 갈 수가 없고 기존의 오래된 아파트를 매입해야 할 판인데 가격이 오를 수 있는 호재도 만만치 않아 사실 불안하다”고 말했다.
대전지역의 경우, 외곽지역에는 새롭게 인근의 개발 호재를 찾을 수 없을 뿐더러 이미 시세조정이 끝나 서서히 가격이 하락하거나 가격이 정체된 아파트도 눈에 띈다.
이미 개발이 기대되는 지역의 주변 아파트의 경우에도 해당 개발호재가 시세에 반영된 만큼 추가 상승을 기대하기도 쉽지가 않다.
지역 부동산업계 한 전문가는 “세종시 영향에 노은지구 아파트와 도안신도시의 일부 아파트만 인기가 높은 상황”이라며 “신규 개발지의 아파트가 아닌, 상대적으로 저렴한 기존 아파트를 매입하려는 수요자들로서는 향후 아파트 가격 상승 기대보다는 하락 가능성이 오히려 신경쓰일 수 밖에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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