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의 발전기금은 대형마트나 백화점들이 지역입주를 위해 뿌려지는 자금으로 이 같은 막대한 자금조성경위에 대한 철저한 조사도 요구된다.
민주당 박완주 의원이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대규모점포 사업조정 현황'에 따르면 2009년 8건, 2010년 8건, 2011년 13건, 2012년 13, 2013년 4건의 사업조정이 이뤄졌다.
이 기간 전국에서 대형마트나 백화점, 쇼핑몰 등 46곳이 새롭게 문을 열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형마트들은 지역 중소상인들과 판매품목, 마케팅 및 홍보, 무료배달, 영업시간, 지역 내 추가출점 등을 제한하고 중소상인 자녀 우선채용, 지역사회 기여 등의 협약을 맺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대형유통사들이 일부 상인조직에 이면계약을 통해 상생발전기금이란 명목으로 거액의 돈을 건네 왔던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특히 일부 기업은 상인회에서 협약을 주도한 임원진에게 발전기금과는 별도로 뒷돈을 건네 '매수'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천안을 공격진출한 이마트는 2011년 천안시 신부동에 신규 점포를 개설하면서 슈퍼마켓조합과 상인회 등에 7억 원의 발전기금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발전기금은 슈퍼조합 3억 원, 상인회 4억 원씩 배분됐는데 일부 회원들이 사용처가 불분명하다며 이의를 제기해 임원진이 교체되고 서로 다른 상인회 조직이 만들어 지는 등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앞서 롯데백화점도 2012년 경남 창원시에서 백화점 신관을 개관하면서 인근 시장 상인회장을 거액으로 매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롯데백화점은 상인회와 상생협력을 추진하면서 발전기금 명목으로 3억1000만원 이외에 회장에게 별도로 3억5000만원을 몰래 건넸으며, 이 돈은 기프트 카드를 사거나 개인용도로 사용됐다. 이 같은 매수행위는 상인회 조직을 분열시키고 소송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홈플러스 역시 2012년 경북 안동에 개점을 2개 상인회에 11억원의 발전기금을 뿌려 시장상인 1인당 각 100만원씩 나눠주도록 했다.
시장 활성화 목적으로 사용되어야 할 공적기금이 상인들 개인호주머니로 들어가면서 시민들로부터 비난을 사기도 했다.
이처럼 상생협약의 뒷돈거래가 횡행하지만 이를 감독해야 할 중소기업청은 실태파악 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 사실상 수수방관 하고 있다.
대형마트의 골목시장 진입을 막아온 상인회 관계자들은 대형마트가 상생협약에서 의도적으로 발전기금을 미끼로 쓰고 있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정병인 경실련 천안사무국장은 “대형마트들이 일부 상인 조직을 사실상 '매수'하면서 조직의 분열이 생기고 각종 소송이 일어나고 시민들의 지원을 떨어트리는 상황”이라며 “대기업들이 상생기금을 공개하지 못하는 것도 상인회간을 이간질시키는 수법의 하나”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따라서 지금까지 드러난 사례로 추산할 때 유통 대기업들이 시장진출을 위해 뒷돈 거래로 수백억 원을 사용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비자금이 사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고 있다.
천안= 오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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