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교사도 없이 승용차로… 어린이집 통학차 '안전 사각'

  • 사회/교육
  • 사건/사고

보조교사도 없이 승용차로… 어린이집 통학차 '안전 사각'

교통법상 신고 임의사항… 미신고 운행·안전장치 미흡 등 만연

  • 승인 2013-10-01 17:42
  • 신문게재 2013-10-02 5면
  • 조성수 기자조성수 기자
#대전 서구 가수원동에 사는 A씨. 워킹맘이라 자녀를 어린이집에 보낼 수밖에 없지만, 항상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 지난 26일 대전 서구의 한 아파트에서 남아(2)가 유치원 통학차량에 치여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는 소식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을 정도다. A씨 역시 집에서 가까운 거리지만, 노란색이 아닌 일반 승용차인 어린이집 통학차량을 볼 때마다 위태위태하다. 보조교사도 없이 운행하는 경우도 있어 마음이 편치 않다.

A씨는 “누구의 잘못을 가리기 전에 2살짜리 아이를 병원에 보낸 부모의 마음은 헤아리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어린이집 통학차량 등이 안전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관련규정을 지키지 않고 운행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아이를 보내는 학부모들의 불안이 커질 수밖에 없다. 경찰과 지방자치단체도 문제점을 알지만, 단속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보건복지부 지침과 도로교통법 등 관련규정 상충도 사각지대를 방치하고 있다. 대전시는 차량운행 시 보육교사 동승, 36개월 미만 영아는 영아용 보호장구를 착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지침에 따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도로교통법에는 관련규정은 없다.

도로교통법은 통학차량의 신고를 임의사항으로 규정한다. 시설 운영자는 경비절감과 규제회피를 목적으로 신고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관련법은 최소 9인승 차량에 통학차량은 황색으로 표시해야 한다. 이외 경광등 착용, 아이들 보조발판, 보조거울, 차안에 아이들을 안전벨트, 차량 앞뒤에 어린이보호차량 글씨로 표기해야 한다. 사정이 이러니 불법으로 운행되는 차량도 부지기수다.

김희정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5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당시 불법운행차량인 지입차량수도 대전에 300여대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어린이집 통학차량을 운행 시는 도로교통법에 규정하는 어린이통학버스 조건을 갖춰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 시설운영자는 경비절감 등 이유로 꺼리는 경우도 있다. 결국, 미신고차량은 운행실태, 사고현황 등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 이들의 안전교육과 지도단속도 어려워진다.

대전시 관계자는 “어린이의 교통안전을 위협하는 행위에 대해 처벌규정이 미약하고 운전자에 대한 안전교육도 미흡하다”며 “미신고 통학차량은 안전장치가 미흡하다. 모든 통학차량의 신고의무화로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대전에는 가정어린이집 1116곳, 국공립 28곳, 법인 42곳, 직장 27곳 등 1671곳의 어린이집이 운영 중이다.

조성수 기자 joseongsu@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5.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1.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2.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3.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4.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5.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