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민주당 유은혜 의원이 7개 시도 교육청 138개 중·고등학교로부터 2013년 1학기 창의적체험활동 시간 운영 현황 자료에서 나왔다.
▲실태=이에 따르면 조사 대상 학교는 2013년 1학기 동안 모두 2만 8092시간의 창의적체험활동 중 학급회의는 고작 917시간에 불과, 3.3%에 그쳤다. 창의적체험활동은 자율 봉사 동아리 진로 등 4개 영역을 학교가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시간으로 중학교 3년 동안 306시간 고등학교의 경우 408시간이 배당된다.
대전의 경우 20개 학교에서 4233시간을 창의적체험활동이 이뤄졌고 학급회의는 201시간(4.8%)에 불과했다.
전국 평균은 넘겼지만, 학생 자치 활동이 활발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조사 대상 타 시·도의 경우 서울이 6.0%로 가장 높았고 부산(4.3%), 광주(4.2%), 경기(1.2%), 인천(0.9%), 대구(0.5%) 등이 뒤를 이었다. 더구나 대전은 지난 1학기 동안 학급회의를 단 한 번도 개최하지 않은 경우도 허다했다.
조사대상 60개 학년 가운데 무려 60.6%에 달하는 36개 학년이 지난 학기 이를 열지 않았다.
▲학급회의 실종 이유=학급회의가 사라지는 이유는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때문이다. 일선학교는 창의적체험활동에서 소화해야 할 항목 가운데 입시에 반영되는 봉사활동에 중점을 두고 있다.
대전의 경우 중학교 3년간 봉사활동 20시간 이상을 해야 고입에서 해당 분야 만점을 받을 수 있다. 고교 재학 중 40시간 이상 해야 대학 입시에서 불리하지 않다. 창의적체험활동이 주로 봉사활동으로 채워지는 이유다.
다른 원인도 있다. 학생은 학교폭력, 성폭력 예방교육을 받거나 교원평가에도 참여해야 하는 데 대부분 창의적체험활동 시간에 집중되기 일쑤다.
학교 경영이 일부 관리자와 운영위원회 등을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학생 자치가 실제로 요구되지 않는다는 것도 학급회의가 사라지는 이유로 분석되고 있다. 초중등교육법 제17조 학생 자치활동은 권장 보호된다는 법 조항이 무색해 지는 대목이다.
안동수 전교조대전지부 사무처장은 “과거에는 학급회의를 통해 최소한 회의절차라도 학생이 익힐 수 있었다”며 “청소년기 민주주의 의식 함양이 매우 중요하며 학급회의는 이를 연습하는 장치인데 사라지는 것이 안타깝다”고 한탄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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