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 일삼은 특수학교 교사 '법의 심판'

교과서 찢고 학생 내쫓고, 학부모 민원 되레 항의 법원 “교원으로서의 소양·자질 부족” 해임 정당

여기 한 여교사가 있다. 40대 중반의 특수교사다.

이 교사는 국가공무원법상 성실과 복종의무, 직장이탈 금지, 품위 유지 등을 위반해 해임됐다. 불복해 소청심사도 제기했지만 기각됐다. 마지막으로 법원을 찾았지만, 법원도 해임은 정당하다며 교사가 대전교육감을 상대로 낸 해임처분 취소소송을 기각했다.

도대체 어느 정도일까.

2007년 특수교사로 임용된 A씨는 5년간 대전○○초에서 재직하다가 2012년 3월 대전의 모 특수학교로 전보돼 교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해 3월 첫 수업에서 학생들 앞에서 교과서를 찢었고, 학생들에게도 교과서를 찢으라고 했다. 학생들에게 교과서와 방석을 밖으로 던지게 했고, 큰 소리로 심한 욕설을 한 후 학생들에게 “욕을 하면 안 돼요”라는 말도 했다.

학생이 도장 잉크를 마시고 색연필을 먹어도 제지하지 않고, 교실을 돌아다닌 학생은 바닥에 눕히고 위에 앉아 울렸다. 자폐증 학생이 흥분하자 교실에서 내쫓았고, 다른 자폐 학생이 침을 뱉을 때마다 물을 뿌렸다.

수업방식에 대해 교장이 학습권 침해라고 주의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학부모들의 민원은 쇄도했고 교장이 이 사실을 전달하자, A 교사는 교장과 전 직원에게 수업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한 후 학부모 사과를 요구하며 학생들을 돌려보내기까지 했다.

교원평가결과에 따른 연수와 1급 정교사 연수, 교무회의 참석 등의 기본적인 업무수행 지시도 거부했다.

행정실장에게는 특수교육실무원 문제로 화분을 던졌고, 교장이 교장실에 있었음에도 밖에서 문을 잠궜다. 그러면서, '학생들이 안에 갇혀 있는 심정이 어떤지 학교장과 담임선생님들이 알아야 할 필요가 있어서'라고 항변했다. 교장이 갖고 있던 민원 메모지를 뺏기 위해 실랑이를 벌이다 경찰에 신고까지 했다.

하지만, A씨는 나름의 교육적 소신에 따른 것이라고 항변했다.

A씨 측은 “소신과 판단으로, 학습권 침해와 수업거부 및 직무유기, 업무방해 등의 행위를 한 적이 없고 학교장과도 교육적 의견 대립이 있었을 뿐, 복종의무와 성실의무 위반으로 볼 만한 행위를 한 적이 없다”며 재량권의 일탈ㆍ남용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결국 법원이 교사 자격 박탈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대전지법 제1행정부(재판장 김미리)는 최근 “품성이나 수업태도, 학생지도능력 등 교원으로서의 소양과 직무능력이 현저히 부족하다. 해임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윤희진 기자 heeji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