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 한국병원 외과 과장 |
아급성 갑상선염의 경우 육아종성, 거대세포, 혹은 드 퀘방(de quervains)갑상선염이라고도 불리며, 흔히 상기도 감염(감기) 후에 발생하며, 자연히 회복된다. 초봄과 늦여름 등 특정 계절에 자주 발생하며, 때로는 특정 바이러스 질환의 유행시 동반하여 나타나므로 바이러스가 원인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만성 갑상선염의 경우는 자가면역 반응에 의해 갑상선 세포 주위에 임파구 등의 염증 세포들이 모여들고, 이로 인해 갑상선 세포들이 서서히 파괴되는 만성염증 질환으로 일본의 하시모토라는 사람이 처음 발견했기 때문에 그의 이름을 따 하시모토 갑상선염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갑상선염은 매우 모호한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의 갑상선염에서는 갑상선호르몬 생성을 정상으로 유지하므로 특별한 증상이 없지만, 일부에서는 갑상선의 염증이 서서히 진행해 갑상선 세포들을 손상시키고, 결국 갑상선기능저하증에 이르기로 한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의 전형적인 증상은 피로감이 심해진다든지, 이유없이 체중이 늘거나, 변비가 생기고 피부가 건조해질 수 있다. 더 나아가 움직이기 힘들어지고 기억력이 떨어지며, 우울함을 느끼기도 한다.
갑상선의 염증이 빠른 속도로 갑상선 세포들을 파괴시키는 경우에는 갑상선 속에 만들어져 있던 호르몬들이 흘러나와 혈액 내 갑상선호르몬이 일시적으로 높아지는 상태가 된다. 누출된 갑상선호르몬이 많아지면, 그 양에 따라서 갑상선기능항진증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더위를 못 참게 되고 땀이 많이 나며, 가슴이 두근거리고 맥박이 빨라지거나, 피곤하면서 이유없이 체중이 빠지고, 손떨림, 신경과민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시기가 1~2개월 지속되다가 대부분 자연적으로 회복되는데, 일부 환자는 회복기에 갑상선기능저하증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대부분 결국 정상으로 회복된다.
그러나 소수에서는 영구적인 갑상선기능저하증이 되기도 한다. 대부분의 갑상선염의 경우 갑상선 자체는 만져도 아프지 않지만, 매우 커진 경우에는 주위조직을 누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갑상선염에서 통증은 흔치 않은 증상이지만, 아급성 갑상선염과 급성 갑상선염에서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아급성 갑상선염의 경우, 갑상선이 부분적으로 혹은 전체적으로 커지면서 통증이 생기며, 갑상선의 통증은 만질 때 더 심해지고 턱 밑이나 귀 쪽으로 뻗는 양상으로 나타난다. 갑상선의 통증과 더불어 전신 증상으로 피로, 권태감, 발열, 전신 근육통 등 소위 몸살 또는 독감 같은 증상이 수반되기도 한다.
아급성 갑상선염의 경우는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 이후의 후유증으로 오는 경우가 많으며, 만성 갑상선염의 경우에는 자가면역 반응에 의해 갑상선 세포 주위에 임파구 등이 모여들고 이로 인해 갑상선 세포들이 서서히 파괴돼 만성 염증을 일으키게 돼 발생한다. 만성의 경우 중년여성에게 흔하게 나타나며, 가족력이 발견된다. 급성 갑상선염의 경우 항생제와 수술 등의 외과적 치료가 주를 이루며, 나머지 갑상선염은 약물 등으로 치료한다. 아급성 갑상선염의 경우 일정한 경과를 거쳐 저절로 회복되는 병이므로 특별한 치료법은 없다. 단지 증상에 따라 대증요법을 시행하면 된다.
통증이 있을 때 아스피린을 복용하면 목 부위의 통증이 완화되며,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있으면 증상 완화를 위해 베타 차단제를 투여한다. 그 밖에 부신피질호르몬을 초기에 다량 투여하면 48시간 내에 증상이 완화되는데, 1주 정도 투여한 다음 양을 줄여 일정한 용량으로 1~2개월 치료한다.
만성 갑상선염의 경우 증상이 없고 갑상선의 크기가 작다면 정기적으로 관찰하면서 지켜볼 수 있으나, 갑상선의 크기가 크거나 기능이 저하되고, 갑상선 호르몬이 부족한 증상이 나타나면 갑상선 호르몬을 투여해야 한다.
약을 복용하면 증상이 호전되며 갑상선의 크기가 줄어들기도 한다. 그러나 갑상선이 커져 오래되었다면 갑상선 기능이 호전되더라도 크기에는 변화가 없을 수도 있다. 또한 발병한 지 얼마 안 된 경우에는 갑상선 호르몬 투여로 염증이 호전되고 크기도 줄어들므로 투약을 중단해도 괜찮지만, 갑상선염이 오래되어 갑상선종의 크기가 크고 갑상선의 파괴가 심할 때는 갑상선 호르몬을 평생 복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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