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정치권에서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는 충청권 국회의원 선거구 증설 문제를 해결하려면 확고한 목적의식으로 지역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각자의 셈법을 내세우거나, 정치적 이해관계에 좌우돼 증설에 대한 합의까지 해 놓고도 실패했던 과거를 다시금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또 이번 선거구 증설에서도 구간 경계 조정 문제가 맞물린 만큼 행정구역 개편이 가장 먼저 논의돼 국회 선거구획정 위원회의 충족 요건을 갖춰야 한다는 시각이다.
전문가들은 지난 28일 충청권 국회의원 선거구 증설을 위해서는 행정구역 개편이 가장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을 같이했다.
금홍섭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정책위원장은 “과거 민정협의체를 만들고도 실패했던 것은 실현성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 뒤 “정치권과 행정부, 시민들의 선거구 증설에 대한 확고한 목적의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금 위원장은 이어 “행정부 차원에서 인구수는 세수나 자치단체의 위력과 관련된 만큼,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지만,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포기해서는 안된다”며 “행정구역 개편은 반드시 논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호택 배재대 교수도 “과거 우리는 선거구 증설에 대해 인위적인 행정구역 개편은 꼼수라고 기피하고 인구 증가에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으로 봤다”고 지적하며 “되레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필요한 전략이었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또 “정치인들이 (선거구 증설에) 진정성을 갖고 임해야 한다”며 “서로 필요성은 제기했지만, 진정성이 없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최종 합의에는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정연정 배재대 교수 역시 “과거 선거구 증설 움직임이 실패한 것은 불합리한 행정구역 경계를 조정하는 문제에서 대전시와 자치단체 간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또 “국회 선거구획정위원회에 안건으로 올라가려면 최소한 이상의 충족 요건을 갖춰야 하며, 그래야만 국회에서도 주요 지역으로 분류한다”고 행정구역 개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선거구 증설 추진을 위해 여러 방안을 시사했다.
금 위원장은 “대전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행정구역 개편 등에 제기되는 문제 해결과 지역 역량을 결집하는 차원에서 협의체 등의 거버넌스적인 틀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심사위와 전문가들이 모이는 형태에서 행정구역 개편을 논의하고, 그 결과를 정치권이 수용한다면 충분히 선거구 증설은 이뤄질 것”이라며 “대전시민 표의 등가성 회복을 위해 지속적인 헌법 소원도 제기해 선거구 증설을 함께 추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말했다.
반면에 정 교수는 정치권 설득을 강조했다.
정 교수는 “지역적 합의만으로는 문제를 풀어갈 수 없다”고 강조한 뒤 “새누리당은 영남을, 민주당은 호남을 중요시하는 게 중앙정치권의 논리라며, 선거구 증설을 위해서 중앙정치권의 이해관계를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끝>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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