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걷기 열풍을 타고 대청호 인근에 조성된 여러 보행길중 일부 구간에서 길이 끊기거나 사라져 찾을 수 없는 구간이 있어 지속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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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가 인위적으로 만든 산책길중 실제 이용자가 적은 길은 풀에 뒤덮여 찾을 수 없는데다, 보행데크 등의 시설물도 관리가 제대로 안돼 무용지물이되고 있는 실정이다.
대전ㆍ충남ㆍ북의 젖줄인 대청호 주변에 2010년부터 대청호오백리길이라는 이름으로 걷기 좋은 산책길 21개 코스와 지선 5개 코스를 지난 4월 완성했다. 대전과 충북 등 광역연계협력사업으로 시작돼 제주의 올레길만큼이나 풍경이 멋있어 지난 4월에는 대청호오백리길이 UN 해비타트가 주관하는 2012년 아시아도시경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가을이면 푸른 대청호와 붉은빛의 갈대숲의 속에서 마음을 다스리려는 시민들이 찾아오는 최고의 걷는 길이다. 하지만, 대청호오백리길중 대전지역에 조성된 몇 구간을 확인한 결과 일부 사후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청호 자연생태관에서 대청호를 바라보며 걷는 6-2코스의 연꽃마을을 찾는 코스는 수풀에 가려진 산책길과 가새바위로 바뀐 안내표지때문에 길을 찾기 어려웠다. 또 대덕구 갈전동 등 오백리길 3~4곳의 코스는 중간에 대청호 수위에 길이 잠기는 곳도 있지만, 사전에 안내가 미흡했다.
대청호오백리길 중 사람들이 수시로 오가며 만들어진 자연적 산책길은 그나마 잘 유지되고 있었다. 문제는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산책길을 각종 국비를 지원받아 인위적으로 만든 곳은 대부분 흔적만 남았을 정도로 수풀에 가려져 있다.
동구 마산동 오백리길은 바닥에 조경석을 쌓는 등 예산을 들여 지난해 산책길을 만들었지만, 시민들에게 알려지지 않아 수개월 사이 잡초길로 전락했다. 대덕구 이현동 누리길은 목재데크와 밧줄 펜스 등으로 보행공간을 새롭게 조성했는데 보행데크가 끝나는 부분에 더이상 산책길이 이어지지 않아 길을 잃게 한다.
또 작업이 가능한 곳에만 산책길을 만든터라 산책길은 곳곳에서 끊겼고 보행자는 다시 도로에 진입해 위험한 걸음을 걸을 수밖에 없다.
대청호 주변 산책길은 대청호반길과 대청오백리길, 동구 누리길, 대덕 누리길, 로하스500리 등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
동구 대청동 박성민(65) 씨는 “집 근처에 있는 길은 수시로 풀을 깎아줘 그나마 길이라는 걸 알 수 있지만, 나머지는 흔적만 남아 있어 길을 못찾아 물어보는 관광객을 자주 만나게 된다”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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