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서대전시민공원 매입대금 마련 '골치'

시 소송 패소땐 500억 예상… 녹지기금·지방채 발행 고려

대전시가 서대전 시민공원 매입을 위한 재원마련에 골치를 앓고 있다. 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는 매입대금을 순수 '시비'로 마련해야 하는데다, 가용재원이 많지 않은 시 입장에서는 지방채 발행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29일 대전시에 따르면 현재 소송중인 서대전시민공원이 다음달 선고일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소유자인 조욱래 디에스디엘 회장측에 '매입하겠다'는 방침의 공문을 보냈다.

시 공원녹지과 백종하 과장은 “서대전 시민공원은 40여년동안 시민의 공원이었다는 상징성도 있어서 매입하겠다는 방침을 세웠고 공문도 보낸 상태”라며 “무엇보다 시민들의 공감대 형성이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문제는 매입대금이 전액 시비이고, 시는 매각 방침을 세운만큼 매입 재원 마련이 관건이다.

시는 현재 500억원의 매입대금에 대해 녹지기금과 지방채 발행을 고려하고 있다. 녹지기금은 공원조성기금으로 매년 일정부분 적립하고 있는 금액으로, 지금까지 시가 250억원가량을 적립해놓은 상태다. 시는 매입대금이 결정되는대로 200억여원은 녹지기금으로, 나머지는 지방채 발행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채 발행은 SOC사업일 경우 가능하다. 서대전 공원도 시민을 위한 SOC 사업으로 유권 해석을 하고, 검토중이다.

지방채 발행까지 해서 시비로 서대전 시민공원을 매입하는 것에 대한 공감대 형성도 중요하다.

현재 대전시는 도시철도 1호선 채권발행분 50억여원 외에는 지방채 발생을 하지 않은 상황이다. 더욱이 도시철도 2호선 사업을 앞두고 대규모 지방채 발행과 예산투입을 앞두고 있는 시점이어서 공감대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세수 부족도 문제다. 올해 지방세 부족분이 1000억원에 이르고 있고, 부동산 경기침체와 취득세 인하에 따른 세수 부족도 두드러지고 있어 시비 마련에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시 예산담당 관계자는 “아직까지 법의 판단이 남아있는만큼 결과에 따라 예비비와 녹지기금 등을 활용해 재원은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며 “사업부서의 재원마련 요청이 올때까지 대규모 재원에 대한 대안만을 갖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국방부 소유였던 서대전시민공원 부지는 도시계획상 공원으로 결정되기 직전 민간에 매각됐다가 시가 미처 환수하지 못한 부지가 현재의 조 회장 소유의 토지인 것으로 확인됐다. 1976년 당시 국방부는 공원화되는 도시계획이 결정되기 전에 공원부지 9917㎡를 민간인에게 분할매도 계약하고 1만9834㎡는 피혁군수공장인 대전피혁의 주주 2명에게 분양했다.

민간인에게 매매계약한 토지는 곧바로 시가 돌려받았으나 대전피혁 주주에게 넘어간 서대전공원 부지는 군수공장이라는 특수관계로 시가 환원 받지 못해 지금까지 남아있는 상태다.

김민영 기자 miny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