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일부터 내포신도시로의 이사를 앞두고, 수십 년간 충남경찰청과 함께했던 이들의 아쉬움이 쏟아지고 있다.
충남경찰의 산 역사로 손꼽히는 이정순(58) 행정관. 이 씨는 지난 1973년 5월 19살에 민원정보 안내요원으로 충남경찰청에 발을 들여놨다. 1974년 11월 충남도청 건물에 세들어 살던 충남경찰청이 현재의 선화동 독립청사로 이전한 후 현재까지 40여년을 충남경찰청과 함께했다. 대전에서 시작된 충남경찰청사의 시작과 끝을 같이하게 된 살아있는 역사다.
이 행정관은 “40년 동안 근무하며 정이 많이 들었다. 이제야 충남도민들의 곁으로 충남경찰청이 돌아간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일이 걱정이지만 설렘도 크다”고 말했다.
나상욱(57) 충남경찰청 정보과 주임도 있다.
1979년 4월 순경 공채인 그는 서천 출신으로, 정보분야에서 손꼽히는 베테랑이다.
나 주임은 지난 2000년 대전 중구 용두미르마을 주거환경개선사업을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으로 꼽았다. 대한주택공사에서 행정대집행에 나서며 사업시행자 측과 주민들의 마찰이 컸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중재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이전하는 주민들에 대한 부족한 대책, 중구청에서 노숙하며 목소리를 울부짖던 주민들에 대한 씁쓸할 기억을 털어놨다.
나 씨는 “35년간 경찰관으로 근무하며 내포로 떠나는 아쉬움도 크다. 하지만, 대전경찰청이 2007년 분리되며 충남으로 이전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충남의 중심인 내포신도시에 충남경찰청이 이전하게 돼 영광”이라고 설렘을 드러냈다.
유 씨는 논산 출신으로 1982년도 순경공채로 경찰생활을 시작한 유관준(56) 경무과 주임도 30년이 넘는 세월을 충남청과 함께했다.
경무와 생활안전, 경비교통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근무한 그는 1980년대 후반 충남도청 앞에서 시민과 대학생들의 시위가 가장 기억에 남는단다.
유 씨는 “지금은 그런 데모가 없어졌다. 세상이 많이 좋아진 것 같다”며 “충남청이 타 경찰청 관할에 있다가 이제야 고향으로 돌아간다.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의 아쉬운 점도 많지만, 제자리도 돌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오종상(59) 충남경찰청 마약수사대장도 아쉬움을 전했다. 1978년 순경으로 시작한 오 대장은 형사로 시작해 줄곧 형사분야만 맡아왔다. 천안연쇄살인사건, 오대양 집단자살사건, 공주박물관 국보 도난사건, 대전 '발발이' 사건, 9대전 사채업자 암매장사건 등 강력사건의 산증인이다.
오 씨는 “36년간 근무하던 곳을 떠나는 것은 솔직히 아쉽다. 하지만 고향으로 돌아가는 심정으로 충남경찰청의 역사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충남경찰청은 68년 대전청사 시대를 마감하고 576억원을 투입해 지하 1층, 지상 7층 규모로 건립된 내포신도시 신청사로 이전한다.
조성수 기자 joseong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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