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논란 연기 비행장 이전 실타래 풀리나

국민권익위 새 합의안 도출… 조치원비행장 통합안 내년말까지 결정

▲ 이성보 국민권익위원장(앞줄 왼쪽 두번째)이 27일 오후 재산권 제한으로 인해 집단민원이 발생한 세종특별자치시 연기면 소재 연기비행장을 방문, 관계자로부터 현황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세종시 비행장 이전 문제가 국민권익위원회와 관계 기관, 주민간 합의안 도출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지난 41년여간 국가안보 가치가 주민들의 소음피해와 재산권 제한보다 우위에 서면서 제자리 걸음을 걸었지만, 상호간 양보와 타협이 가시화된 조치 추진에 이르렀다.

이성보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27일 시청에서 열린 '연기 및 조치원 비행장 통합'을 위한 현장 조정회의를 갖고, 새로운 합의점을 도출했다.

이 자리에는 차선광, 이송원, 유양준 주민대표를 비롯해 유한식 세종시장 및 강용수 부의장 등 시 관계자, 육군제32보병사단과 육군제2작전사령부, 육군항공작전사령부, 육군항공학교, 국방시설본부 등 군 수장들이 함께 했다.

조정의 핵심은 현재 10만㎡ 규모의 연기면 비행장 폐쇄 후 45만㎡ 규모의 조치원 비행장으로 통합 이전하는 안이다. 시는 연기면 비행장 일대를 시유재산으로 흡수하고, 이를 통합 조치원 비행장 시설 재정비에 재투자하게 된다.

조치원비행장은 지원항공작전기지에서 한 단계 격하된 헬기전용기지로 변모한다.

연기면 비행장 일대 고도제한과 소음 문제가 해소되는 한편, 조치원비행장 주변 고도제한 범위도 기존 20㎢에서 4㎢로 줄어든다.

이를 위해 시는 관련 군부대와 협의체를 구성, 내년 말까지 통합에 필요한 사업방식과 제반 사항 등을 협의·결정하게된다.

국방부에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변경·지정 검토를 요청하고, 주민들과 국민권익위에 진행사항을 공유한다.

관련 군부대는 통합에 따른 보조훈련장 조성 및 국방부 결정 후 제반 후속조치에 나선다.

큰 틀의 합의와 함께 지난 41년간 꼬인 실타래가 풀리는 모양새다.

주민들의 끈질긴 민원과 유한식 시장의 적극적인 관계 기관 방문 공조, 국민권익위의 합리적인 대안 도출, 관계 군 기관의 공감대 형성이 이 같은 결과를 이끌었다.

유한식 시장은 “예정지역과 읍면지역간 연결고리가 마련됐고, 지역간 소통 및 이동 활성화로 균형발전의 큰 보탬이 될 것”이라며 “통합적 도시계획의 첫 성과이자 도시발전의 새로운 전기라고 본다. 실질적인 성과를 내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조정서에 언급된 것처럼, 이는 새로운 시작이지 완성의 의미를 담고 있진 않다.

권익위의 조정은 민법상의 화해와 같은 효력으로, 강제력을 지니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민들의 설움과 한 역시 국방부 등 국가의 최종 승인이 마무리될까지 현재 진행형일 수밖에 없다.

이성보 위원장은 “조정서를 보면 문항도 많고 복잡하다. 이는 앞으로 해야할 일이 더 많다는 사실”이라며 “이제부터 시작이다. 군 관계자들을 비롯한 모든 분들이 합심, 노력해야만 오늘의 조정안이 원안 대로 소기의 성과를 낳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이희택 기자 nature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