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김승연 회장 판결이 아쉬운 이유

  • 오피니언
  • 사설

[사설]김승연 회장 판결이 아쉬운 이유

  • 승인 2013-09-26 19:14
  • 신문게재 2013-09-27 21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에 대한 상고심은 회장 개인의 거취, 한 그룹의 미래를 떠나 지역민들의 관심이 지대한 사안이었다. 26일 뚜껑을 열어본 결과, 일부 배임 행위에서 유·무죄 판단이 잘못됐다는 취지로 원심 가운데 일부가 파기환송됐다. 상고를 일부만 받아들인 재판부의 결정은 존중돼야 마땅하나 무죄 취지가 아니어서 아쉽다는 지적이 많다.

이처럼 '면책'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원심 확정 선고가 아니어서 다시 유·무죄를 다툴 수 있게는 됐다. 그룹 총수의 경영일선 복귀 가능성이 한 가닥 열려 있다는 측면에서 중요한 이슈로 받아들일 만한 판결이다. 비유하자면 적신호가 노란등으로 바뀌었다. 이에 벼랑 끝에 선 김 회장의 구명운동까지 벌인 지역 경제계와 지역민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충청권을 대표하는 대기업인 데다 지역경제에 영향력이 지대하기 때문일 것이다.

경영공백 장기화를 우려하며 지역민이 바랐던 선처 호소는 순수했다고 본다. 충청권을 포함해 전국에는 여러 사업장과 협력업체가 있다. 재계 10위 그룹 총수의 장기 경영공백이 국가경기 회복 차원에서 이로울 리 없다. 비상경영 체제로는 특히 이라크 신도시 건설 같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한 사업에 거시적 안목으로 대응하기 어렵다. 오너 리스크는 또한 공격적인 판단이 요구되는 신성장 사업에서 결정적인 걸림돌로 작용한다.

회사를 살리고 더 큰 피해를 막으려는 '경영상 판단'은 반드시 면책해야 한다는 의미가 결코 아니다. 배임과 경영상의 판단 사이에서 줄타기하는 한국적 현실을 방조하자는 건 더욱 아니다. 대기업 총수에 대한 집행유예 공식을 깬 엄벌 기조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법의 단호함을 앞세운 상징적 판결보다 오너십 공백을 없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기회를 주면 좋겠다는 판단이 선다.

이것이 한 개인이나 기업에 대한 선처가 아님은 “국익 차원에서 참 안타까운 일”이라는 김현명 주 이라크 대사의 발언에서도 절실히 묻어난다. 파기환송 부분에 대한 유·무죄 향배는 원심법원 몫으로 남았다. 후속 투자에 대한 경영 판단, 추가 수주와 해외정부 협력관계, 연관산업 선점, 중소기업 동반 진출 등 막대한 국익도 참작 사유가 되기에 충분하다. 판결의 변화 가능성에 주목하는 이유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5.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1.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2.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3.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4.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5.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