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수영 기자 |
초기에는 대전시의 관사촌 매입의지가 큰 관심을 샀지만, 관사촌을 예술작품 생산·전시·판매 공간인 '공방촌'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 발표되면서 이제는 활용 방안이 도마 위에 올라있다.
문화계는 '의견수렴 및 시민 인식 공유 필요', '문화재적 가치 우선' 등의 의견을 내세우며 대전시의 관사촌 활용 계획과 뜻을 달리하고 있다. 공방촌으로 활용할 경우 80여 년의 세월을 담고 있는 관사촌의 문화재적 가치를 한순간에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문화재 활용과 보존에서 조급증과 성급한 성과주의는 약보다도 독일 것이다.
그 점에서 청주 국제 공예비엔날레가 열리고 있는 옛 청주연초제조창 건물의 활용사례를 눈여겨볼 만하겠다.
지난 1946년 설립된 옛 청주연초제조창은 한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담배공장이었지만, 산업화에 따라 폐쇄돼 우범지역으로 전락했다.
청주시는 옛 청주연초제조창 부지와 건물을 350억원에 사들인 뒤 건물을 그대로 살리는 방향으로 리모델링을 최소화한 후 지난 2011년에 이어 올해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를 개최하고 있다.
오랫동안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건물과 내부는 쾨쾨한 냄새까지 올라오지만 60여 년의 세월을 보낸 투박한 공장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페인트 칠조차 하지 않은 건물은 세계적인 참여작가들로부터도 '민낯의 멋'이 돋보이는 최고의 전시장이라는 감탄을 받고 있다. 큰 돈 들여 건물을 새롭게 꾸미지 않아도, 자체의 특성에 맞도록 잘만 활용한다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겠다.
대전보다도 작은 청주의 버려진 담배공장에서 세계적인 공예비엔날레가 열리고, 추석 연휴(19~22일)에만 10만여명의 관람객을 끌어모으며'티켓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그 흥행 뒤에는 버려진 담배공장을 제대로 살리고 적절히 활용하려 한 이들의 '오랜' 노력이 있었음을 기억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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