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담배공장과 비엔날레, 그리고 관사촌

  • 오피니언
  • 기자수첩

[기자수첩]담배공장과 비엔날레, 그리고 관사촌

  • 승인 2013-09-24 18:15
  • 신문게재 2013-09-25 6면
  • 박수영 기자박수영 기자
▲ 박수영 기자
▲ 박수영 기자
충남 관사촌 활용 방안을 놓고 말이 많다.

초기에는 대전시의 관사촌 매입의지가 큰 관심을 샀지만, 관사촌을 예술작품 생산·전시·판매 공간인 '공방촌'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 발표되면서 이제는 활용 방안이 도마 위에 올라있다.

문화계는 '의견수렴 및 시민 인식 공유 필요', '문화재적 가치 우선' 등의 의견을 내세우며 대전시의 관사촌 활용 계획과 뜻을 달리하고 있다. 공방촌으로 활용할 경우 80여 년의 세월을 담고 있는 관사촌의 문화재적 가치를 한순간에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문화재 활용과 보존에서 조급증과 성급한 성과주의는 약보다도 독일 것이다.

그 점에서 청주 국제 공예비엔날레가 열리고 있는 옛 청주연초제조창 건물의 활용사례를 눈여겨볼 만하겠다.

지난 1946년 설립된 옛 청주연초제조창은 한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담배공장이었지만, 산업화에 따라 폐쇄돼 우범지역으로 전락했다.

청주시는 옛 청주연초제조창 부지와 건물을 350억원에 사들인 뒤 건물을 그대로 살리는 방향으로 리모델링을 최소화한 후 지난 2011년에 이어 올해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를 개최하고 있다.

오랫동안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건물과 내부는 쾨쾨한 냄새까지 올라오지만 60여 년의 세월을 보낸 투박한 공장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페인트 칠조차 하지 않은 건물은 세계적인 참여작가들로부터도 '민낯의 멋'이 돋보이는 최고의 전시장이라는 감탄을 받고 있다. 큰 돈 들여 건물을 새롭게 꾸미지 않아도, 자체의 특성에 맞도록 잘만 활용한다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겠다.

대전보다도 작은 청주의 버려진 담배공장에서 세계적인 공예비엔날레가 열리고, 추석 연휴(19~22일)에만 10만여명의 관람객을 끌어모으며'티켓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그 흥행 뒤에는 버려진 담배공장을 제대로 살리고 적절히 활용하려 한 이들의 '오랜' 노력이 있었음을 기억해야 하겠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5.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1.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2.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3.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4.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5.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