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에 지역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실태를 돌아보게 된다. 정부가 대기업 위주의 연구개발 예산 지원 축소 방침을 정하지 않은 건 아니다. 정부와 공공기관이 연구개발 예산의 일정 비율을 중소기업에 의무 지원하는 방안까지 마련했다. 그런데도 어느 세월에 대기업 편중을 개선하고 중소기업이 우리 경제에서 주연급으로 부상할지 먼 얘기처럼 들린다.
중소기업에 대한 투자 대비 성과까지 생각하면 더군다나 확신이 서질 않는다. 정부 예산의 상당 부분을 연구개발 예산에 쓰면서 세계 23위로 낮은 기술무역수지를 따져보면 더 그렇다. 예산 집행의 비효율성은 국회 예산정책처가 내놓은 국가R&D 사업 관리 실태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즉 실효성 문제다.
국내 312만2000개 기업 중 99%가 중소기업임을 감안하면 참여 중소기업 0.2%는 적은 숫자 아니라고 항변할는지 모른다. 지난해 정부 연구개발 중 중소·중견기업 비중이 13.6%로 추정하는 다른 집계도 있다. 이에 근거해 정부 전체 연구개발 예산의 18%를 중소기업에 확대 지원한다고도 했다.
어느 기준을 적용하든 지원 목표에는 전략이 필요하다. 지역 중소기업과 대학이나 연구소의 연구개발 사업 접근성을 높이는 노력도 가미해야 할 부분이다. 또한 연구개발 결과물 이전에서는 중소기업에 우선권을 주고 우대해야 한다. 예산을 투입했으면 특화나 실용화와 같은 성과 관리만이 아닌 일자리 창출로도 이어져야 하는 건 당연하다.
국가연구개발 지원 편중은 빈익빈부익부를 심화시킨다.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등 전략산업과 연관된 기업에 편중될 때 역시 발생 가능한 현상이다. 시급한 것은 산업 전반의 파급효과를 높이고 성장 사다리 구실을 하는 '연구개발 마중물' 효과를 위해 대기업 편중을 시정하려는 노력이다. 당장이라도 연구개발 투자 방향에 반영할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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