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기성 논설위원 |
#염 시장도 내년 선거 불출마를 선언해 지역 정치권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염 시장은 불출마 선언 성명서에서 “대전의 현안이 많다”며 과학벨트 관련 사업을 비롯해 엑스포과학공원 재창조, 대덕특구창조경제전진기지 조성, 도시철도 2호선 안정적 추진 등을 남은 임기 동안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염 시장은 일부 행정에서 다소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자칫 구설수에 오르지 않을까 염려스럽기도 하다.
#특히 와인축제와 관련된 부분은 '지나치다'는 느낌까지 갖게 만들고 있다. 매년 '푸드&와인페스티벌'을 펼치는 대전시가 내년에는 와인터널 조성에 33억원을, 와인거리 조성에 10억원 편성을 검토 중이다. 동구 하소동 추부터널과 서구 흑석동 사진포터널에 와인터널을, 중구 대흥동에 와인거리를 계획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임기가 1년도 남지 않은 시장이 내년에 새 사업을 펼치려는 생각 자체가 과욕이 아닌가 생각된다. 내년에 처음 시작되는 새로운 사업일랑 새로 선출될 시장이 구상할 수 있도록 하는 배려심도 필요하다.
#와인축제는 염시장이 그동안 애착을 갖고 대전시의 핵심축제로 키워왔지만 축제의 정체성 논란이 그동안 끊임없이 되풀이 됐던 것도 사실이다. 와인이 대전의 이미지가 결코 아님은 물론 와인축제로 얻어지는 경제효과 또한 얼마나 관련 산업에 이득이 될지 조차 의문이다. 여기에 와인터널과 와인거리까지 조성한다면 시민들이 얼마나 공감할는지 모를 일이다. 내년도 신임 시장이 새롭게 펼칠 시정과 맞지 않는다면 이에 따른 막대한 손실 또한 시민의 몫으로 남게 된다.
#우리는 어떤 인물이 자치 단체장을 하느냐에 따라 행정 역시 수없이 변화를 되풀이함을 여러 차례 목도해왔다. 염 시장이 현재 펼치는 복지시책 가운데 하나인 '복지만두레'도 박성효 시장 시절 명칭조차 흔적도 없이 사라졌던 사실을 기억할 것이다. 염 시장 역시 박 시장이 펼쳤던 '3천만그루 나무심기운동'에 대해 재임기간 동안 단 한 차례라도 언급한 적이 있었던가. 이는 와인축제나 와인터널, 와인거리라고 예외일 수 없다. 단체장의 안목이 어느 곳을 지향하느냐에 따라 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축제의 경우 시민의 진정한 사랑을 받지 못한다면 사라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와인축제 역시 염 시장 임기 이후 얼마나 오랫동안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대전의 대표축제로 자리매김 할지는 미지수다.
#많은 것을 남기려는 욕심보다는 염 시장 스스로 강조한 바와 같이 현재 대전이 안고 있는 몇몇 현안에 남은 정열을 쏟아야 한다. 과학벨트 관련 사업이 됐든, 도시철도 2호선의 안정적 추진이 됐든 어느 것이라도 방향만 제대로 잡아놓고 퇴임한다면 절반의 성공은 이룬 것이다. 모든 현안을 완성하겠다는 생각 자체가 욕심일 뿐이며 임기 중에 이룰 수도 없을 것이다. 떠나는 사람에 대한 평가는 결코 쉬울 수 없다. 인간의 내면에 가득한 권세욕이 세월의 풍파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자리매김하느냐에 따라 그때그때 변화무쌍하기 때문에 더더욱 그러하다.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 주인공의 여러 행적들이 하나의 이미지로 고착화될 때 비로소 세속의 평가를 받게 되는 것이다. 이원종, 심대평 또한 그 같은 평가 속에 현재를 살아가고 있지 않는가. 염 시장 역시 향후 어떠한 일관된 행보를 걷느냐에 따라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으로 남겨질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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