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선]한가위와 '하하하' 운동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정용선]한가위와 '하하하' 운동

[중도마당]정용선 대전지방경찰청장

  • 승인 2013-09-23 14:24
  • 신문게재 2013-09-24 20면
  • 정용선 대전지방경찰청장정용선 대전지방경찰청장
▲ 정용선 대전지방경찰청장
▲ 정용선 대전지방경찰청장
지난 주에는 민족의 대명절 추석이 있었다. 추석은 중추가절(仲秋佳節)이라고 하며 가을의 한가운데, 곧 가을 중의 가을이다. 예로부터 한가위는 오곡이 익는 시기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가윗날만 같아라'는 속담에서 볼 수 있듯이 풍성하고 즐거움이 함께하는 연중 으뜸인 명절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현대 사회에서는 그동안 바쁜 일상에 한 데 모이기 힘들었던 가족들이 한 데 모여 정을 나눌 수 있어 한가위의 즐거움이 더하다. 올 추석에도 약 3500만명의 인구가 고향과 가족을 찾아 이동했다고 한다. 가정의 화목과 안정이 있어야 행복이 오며, 항상 포근함을 느끼며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가정이야말로 지친 일상 속에서도 힘을 낼 수 있는 근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5월 21일 출범한 '안전하고 행복한 대전 만들기' 추진본부는 이러한 취지에서 하하하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하하하' 운동은 훌륭한 부모, 행복한 가정, 훈훈한 사회의 첫 'ㅎ'을 따서 웃는 소리와 같이 이름붙인 말로, 사회의 안전 확보를 위해서는 행복한 가정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며, 더불어 사회 구성원들의 통합적인 노력을 통한 사회 안전망의 구축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담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가정불화는 그 구성원들로 하여금 소외감을 느끼게 하고 분노를 일으켜, 범죄 등 각종 사회 위협요소가 발생하는 큰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실제 살인, 강도, 강간 등 강력범죄자의 약 70%가 이른바 홈메이드 크리미널(Home Made Criminal)로 불리는 가정불화가 빚은 범죄자다.

이들 중 가정폭력 경험자는 35%, 부모의 이혼, 외도, 학대, 알코올중독 경험자는 66.7%를 차지한다고 한다.

가정폭력은 학교폭력으로, 학교폭력은 성범죄 등 사회의 강력범죄로 확산되고, 다시 가정폭력으로 회귀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하며 각종 사회 불안요인을 양산하고 있다. 이러한 병폐를 차단하고자 추진본부에서는 아동, 여성 폭력대책협의회를 구성하고 '가정폭력 신고하기 운동', '행복한 가정 만들기 운동' 전개 등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함께 추석과 같은 명절기간을 쓸쓸히 보내는 이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 이혼, 가족의 사망, 범죄, 사고피해 등으로 현대 사회에서 가정의 해체가 급격히 진행됨에 따라 1인 가구는 계속해 증가하고 있다. 독거노인이나 외국인 노동자, 북한이탈주민과 같이 따뜻한 가정의 테두리 안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많은 이들을 감싸 안고, 가정의 역할을 이차적으로 보조해 줄 수 있는 따뜻한 사회 분위기를 조성해 나가야 한다.

추석 전후로 기승을 부리는 각종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경찰은 매년 추석절 특별 방범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현금 다액취급업소를 점검하고 및 일제 검문검색을 실시했고 원룸가 주변에는 오토바이 순찰대가 지속적인 방범 활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대전 내에서 최근 3년간 추석 전후 1일 범죄 발생건수는 평균 58건에 이르며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그 중 무려 65%를 차지하는 절도범죄 예방을 위해서는 시민들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엄마순찰대, 자율방범대, 시민 자전거순찰대 활동 등 시민들의 우범지역 순찰활동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더불어 시민들 스스로도 잠금장치를 확인하고, 신문 등 정기 배달물을 잠시 중단시키며, 차량을 잠시 주차할 때에도 반드시 차문을 시정하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

이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노력이 있었기에 많은 시민이 안전하고 행복한 명절을 보낼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한다 앞으로 한가위의 즐거운 마음이 이어지며, 많은 이들이 '하하하'하고 크게 웃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5.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1.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2.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3.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4.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5.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