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21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민주당 안민석 의원에게 제출한 '전국 시도 교육청별, 학교급별, 화소별 CCTV 설치현황'에 따르면 지난 4월 현재 전국 초·중·고교 CCTV 13만1109대 가운데 100만화소 이상은 7033대로 5.4%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특히 대전의 경우 1.7%에 불과해 강원에 이어 두 번째로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CCTV 100대 가운데 불과 2대 정도만이 누가 누구인지 분별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정부가 4대악 척결을 강조하며 학교폭력을 근절하겠다고 힘줘 이야기하지만 이 같은 환경에서는 쉽지 않다. 외부인이 학교에 들어와 어떤 엉뚱한 일을 벌여도 CCTV에 제대로 잡히지 않으면 CCTV는 무용지물인 셈이다.
지난해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9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외부인이 학교에 침입해 발생한 사건사고는 총 1066건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대전의 경우 119건으로 서울과 경기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많이 발생했다. 고화질 CCTV의 설치가 왜 중요한가를 입증해주고 있는 것이다.
어디 외부인이 학교에 침입해 발생하는 사건사고만이 대상이겠는가. 학생들 사이에 수시로 발생하는 학교폭력 역시 제대로 된 CCTV가 학교 주변 요소요소에 설치돼 있다면 상당수 거름망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지난 3월 학교폭력에 시달리다 자살로 생을 마감한 경북 경산고 최모 군의 경우 유서에서 여러 차례 CCTV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한 바 있다. 최 군은 CCTV가 없는 곳이나 사각지대 또는 있다고 해도 화질이 안 좋아 판별하기 어려운 곳에서 구타당했다고 언급했다. 학교 폭력이 어떤 곳에서 이루어지는지를 실감하게 하며 교육당국이 어떤 대책을 서둘러야 하는가를 시사해주고 있다. 결코 간과할 일이 아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